여행/노르웨이(Norway)
Geiranger
talkky
2008. 6. 1. 23:30
늦게까지 침대에 있다가 일어났는데도 시리얼로 아침을 겨우 때우고 다시 쇼파에서 한 잠 더 잤다.
몸이 무거워서 아무래도 오전에는 나가기 쉽지 않겠다.
채티도 보채는 내색을 않고 아예 마음을 접었는지 차 내부 청소를 하겠다고 나간다.
어제 숙소에 들어오며 봐둔 진공 청소기로 드디어 차 내부청소를 할 수 있겠단다.
차를 리스할때, 차 깔판이 없는것을 모르고 맘대로 쓰다보니, 차 내부 바닥이 여간 더러운것이아니다.
한국에서 같으면 차 깔판이 없이 차를 판다는건 상상도 못할 거 같은데,
큰 마트에서 깔판을 여러가지로 파는걸 보면 기본 옵션에 들어있는 것이 별로 없는 모양이다.
내일 출발할 것도 감안해서 이른 점심을 먹고 늦게라도 나가 보자.
한국에서 사온 소고기죽도 끓이고,
치즈샐러드에서 남은 올리브유에 소세지를 구워 점심을 거하게 먹고 나니 12시가 넘었다.
서둘러 오늘 일정을 진행해보자.
차에 가보니 반가운 손님이 있다.
노란 달팽이가 느릿느릿 우리차 옆에서 움직이고 있는것이 아닌가!
귀여운 녀석도 차에 태우고 Geiranger로 가보자^^
숙소에서 내다 보이는 멋진 풍경을 뒤로 하고~
컨디션을 고려해 1시간 30분 걸리는 유람선이라도 타고 오자.
가는 곳곳이 troll(이 곳의 요정)이나 살 것 같은 그림같은 풍경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어제와 같이 이곳도 Golden Route로 지그재그 산길과 폭보와 절벽들 잔잔한 물위로 유람선이 보인다.
길가에 세워진 troll 옆에 쭈구리고 앉아 사진도 찍고,
그냥 지나칠 수없는 절경을 담으면서 가다보니 배시간은 포기해야할 듯 싶기도 한데,
다행히 오늘부터 6월이 되어 5시 편이 생겼다.
배타러 가는 길. 난 정말이지 이런 길이 너무너무 좋다~
드디어 게이랑에르가 보이기 시작한다.
게이랑에르 피요르 초입부분.
국립관광도로(Nasjonale Turistveger, National Tourist Routes) 안내 표지판.
18개, 1,660km에 걸친 루트를 현재도 개발중이란다. 2015년까지 마무리한다는데 정말 기대된다.
관심있는 사람은 요기를 참고~
또 이런 길을 타고 게이랑에르 마을로 내려간다.
배표를 사러 인포에 가보니 표는 직접 배에서 구입하라고 한다.
오늘은 일요일이지만 6월이 시작되어 5시까지 근무를 한단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좀 돌아다니기로 하자.
어쨌든 독일어에 영어에 인포 직원의 외국어 실력이 대단하다.
왼쪽에 조금 보이는 건물이 인포.
게이랑에르 피요르 투어 광고. 광고판 왼쪽 조그마한 사진이 유명한 일곱자매 폭포다.
아, 빨리 보고잡다~~~
아직 우리와 함께 다니고 있는 팽이 녀석. 아마도 태어난 이후 제일 많이 이동해봤을 거다^^
인포옆 화장실내 주의사항. 누군가 친절히 영어문장을 고쳐놨다^^
배시간 전에 돌아다녀보자. 전망대를 찾아 올라 가는 길도 곳곳에 view point로 지나칠 수가 없다.
정상 부근에서 내려보이는 마을.
멀리 우리가 숙소에서 우리가 넘어온 지그재그 길이 보인다.
안내 책자에서 보고는 별 매력을 못느꼇던 Knuten이 보인다.
아치형 입구도 예쁘고 바로 앞에 왔으니 들어가보자.
오른편의 한바퀴 꼬여진 좁은 길로 들어가니 그 아치문 위가 바로 그 다리였다.
지나갈 수 있을까 싶게 좁지만 슬금슬금 전진해보자.
앗! 앞에 눈이 쌓여 갈 수가 없다. 떨리는 가슴으로 다시 후진... 위험천만의 순간에 웃음이 나온다.
휴, 다행히 나오고 보니.. 너무나 재미있다.^^
프랑스 무슨 전시에서 상을 탓다더니 무슨 관광지도 아닌 길 이름이었던것이다.
큰 길옆에 알파 모양의 샛길이 좁다랗게 나있는 상상초월의 예쁜길...
예상치도 못한 즐거운 추억.
역시 어디든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고, 누구나 사랑할 수 있는 장소는 따로있나보다.
이 곳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얼마 올라간 건 아닌데, 여유있게 즐기다 보니 어느덧 배시간 30분전이다.
이제 내려가서 배를 타보도록 하자.
어찌된 일인지 15분이 지나도 배가 출발할 기미는 커녕 배표 파는 사람도 보이질 않는다.
채티의 성화에 인포에서 따로 알아봤는지, 그제서야 배가 출발하지 않는다고 창밖으로 알려준다.
자세한 이유는 알 수 없단다.
그저 어이없는 상황에서 어찌할까 고민하다 다시 간단한 드라이브를 하기로 한다.
어제 배에서 내린 Norddal에 있는 한 곳 Herdalseter에 가보기로 하자.
안내책자나 지도에도 잘 나와있지않아, 물론 우리 차의 네비게이션은 이 동네 자체를 잘 못찾고 있다.
그래도 위치를 대충 감으로 찍은 후, 출발~
어제 지나 온 길이라고 보기에는 생소한 아름다움이다.
반대방향이라 그럴수도 있겠으니, 역시 숙소를 찾을 생각에 주변경관이 잘 눈에 안들어왔나보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어제 다 닫혀지는 문에 마지막으로 덜컹소리를 내며 돌진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어제는 정말 배운이 최고로 좋았는데... 마지막까지..
반대편 마을도 사진 한 장찍고 다시 출발.
Norddal로 가는 길은 중앙 차선 하나 없는 좁은 전망 좋은 해안 길이다.
작은 마을 또한 평화로운 농장의 모습으로 아기자기한 예쁜 집들이 보인다.
마을 끝에 다달아서 돌아나올까 다른 샛길로 더 들어가볼까 고민하던터에 길가에 앉은 가족이 보인다.
차를 급하게 세워 물어보러 내리니 아주머니께서 손수 우리쪽으로 걸어오신다.
우리가 찾는 Herdalseter로 가는 길은 정확히 찾아왔지만, 지금은 눈으로 길이 막혀 갈 수 없을 것이란다.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 차가 갈 수 있는 곳까지만 가보기로 한다.
가는 길에 한 농장앞의 양들이 우리를 환영하는 듯하다.
보통 양들은 워낙 겁이 많아서 작은 소리에도 도망가는데, 천천히 창문을 열고 가는 우리차를 보고도 도망가지 않는 것이다.
도망은 커녕 음메에엥~ 하며 따라오는 듯 하다.
신기해서 차에서 내리니 뛰어오는 녀석까지 있는것이 아닌가...
길가의 꽃을 구부려 넣어주니 새끼양은 아주 잘먹는다^^
너무 신기하고 신이나서 이꽃 저꽃 집어 넣어준다. 만져보려하니 물릴지 모른다고 채티가 못하게 한다.
동영상도 찍고 흥이 한 껏나 있는데, 갑자기 양들이 저리로 뛰어 도망가는것이 아닌가..
서운해서 반대편을 보니, 저쪽 길에서 검은 개 한마리가 내쪽으로 돌진해온다.
으악!!! ㅠㅠ
나는 너무도 무서워 소리를 지르고 옆으로 개가 오자 꼼짝도 못하고 얼어버렸다.
주인이 불렀는지 이내 곧 돌아갔으니 다행이다.
다시 보니, 양몰이 개인가 보다.
내가 자기네 양들한테 접근해서 저도 놀라 달려왔는가?^^
하여튼 사람을 좋아하는 양들 덕에 유람선을 못탄 아쉬움이 모두 사라졌다~
오히려 유람선을 못봐서 더 좋은 추억을 하나 만들게 되었다며 감사했다.
역시나 설명들은대로 Herdalen은 못 들어가게 막아놨다 -.-
이제 숙소로 가서 맥주 한 잔하고 짐정리를 해보자.
내일은 일찍 출발해서 오늘 못탄 유람선을 9시 30분에 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