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오스트리아(Austria)

Wachau 문화경관, Graz

talkky 2008. 10. 6. 22:10

오늘은 빈을 떠나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라고 하는 바하우계곡(Wachau Valley)을 끼고 있는 마을들을 들러보고,
멀리 그라츠(Graz)까지 가는 일정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도나우 강의 명승지라고 채티는 기대가 한 참이다.

빈을 벗어나가는 중 화려한 무늬가 놓여진 기둥의 건물이 보인다. 외관과는 달리 쓰레기 처리장이란다.
오~ 저런 건물에도 세심한 디자인을 해놓은 빈의 디자인 감각을 칭찬해주고 싶다.


빈을 벗어나 다누베 강을 왼쪽으로 끼고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 안가 곳곳에 포도밭이 펼쳐지니 얼마전 거친 프랑스의 포도주 가도가 생각난다.
지역 특징과 시즌이 다를 수도 있겠으나 프랑스에서 본 것처럼 싱싱해 보이지는 않는 듯 싶다.

바하우 문화경관 코스중 첫번째 마을인 Krems an der Donau... 는 사정상 건너뛰고... ㅠㅠ
근처에서 잠시 한쪽으로 차를 세우고 다누베 강을 바라보니, 구름이 많긴 하지만 고즈녁한 풍경이 맘에 든다.

두번째 마을 Dürnstein으로 가기전 근처 Unterloiben에 잠시 들어섰다.
마을을 차로 한바퀴 가볍게 돌아본다.

바하우 문화경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임을 나타내는 표지가 길에 있다.

조그마한 마을이긴 하지만... 유령마을처럼 정말 길에 사람 하나 없다.

인구 천여명 되는 작은 마을 뒤른슈타인에 도착하여 운 좋게 마을 입구 바로 앞에 주차했다.
이제 여유있게 들러보자~
이런저런 골목들이 등장할 때마다 참 정겹다.

이 마을에 볼거리중 하나라는 성 어거스트 수도원인 Stiftshof는 가볍게 그냥 건너뛰자~
이런 마을은 마을 그 자체, 풍경이 볼거리니까.
오히려 수도원 건물 입구에서 나오는 골목이, 어느새 맑게 갠 하늘과 어우러져 예쁘다.

마치 더위에 녹아내리는 듯이 수직이 아닌 건물 벽들이 특이하다.

저 높이 보이는 성이 Kuenringerburg이다. 사자왕(Lionheart)으로 불렸던 리차드왕이 십자군 전쟁에서 돌아오던중에
레오폴드 5세 모욕 혐의로 갇혀있던 곳이란다.

콩짱은 와인도 사고 골목골목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점심때다.
주차 문제도 해결했으니 점심을 여기서 먹고 나서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음식점을 찾다가 마을청사(Rathaus)를 발견했다(사진 오른편 주차금지 표시가 붙어 있는 건물).
보통 독일계 동네에선 청사 건물에 음식점들이 있으니 들어가보자.

헉. 밖에서 볼때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다. 이런게 청사건물이라니...
예쁘다. 근데 식당이 없다 -.-

어쨌든 밖으로 나와 적당한 식당하나 골라 들어갔다.
채티가 고른 음식을 내가 시키겠다고 하니 채티가 너무 작은 소세지를 시키게 되어 감자를 추가로 더 시켰다.
많이 시킨 듯 해도 절대 남기지는 않는다^^

날씨는 정말 화창하게 반짝인다.
밥도 먹었으니 마을아래 물가도 내려가고 싶은 마음에 걸어 내려갔다.
강물도 맑고, 건너편 마을도 예쁘고...

포도밭아래로는 꼬마기차도 다니고 강가에는 유람선도 다니고 여기는 정말 관광지로 잘 개발이 된 곳인가보다.
나이든 노인들도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모두들 함박웃음을 짓고 지나다닌다.
사람들 표정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저길 올라가는 건 무리데쓰^^
밑에서 보고 말자.

점심전후를 즐겁게 보낸 뒤른슈타인을 뒤로 하고, 다시 길을 떠나보자.
곳곳에 등장하는 포도밭들.

또 다른 작은 마을, St.Michael. 지붕에 7마리 토끼 테라코타가 있다는 교회가 나타난다.
다리가 아파 내리기 불편해 하는 나를 위해 채티가 골목골목 좁은 길도 차를 끌고 들어간다.
이거 길맞아? 하는 완전 좁은 그 길을 우리 차가 신통방통하게도 잘도 지나간다.
에고공.. 미안해라... 그래두 차안에서 관광이 즐겁기만 하당.. 키키
엄마처럼 변하네 그려.. 푸하하

Spitz도 지나고...
유람선 떠다니는 멋진 도나우강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마을 Melk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멜크 수도원을 가보자.

그런데 거대한 수도원의 규모를 보니 전혀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안난다.
따스한 햇살 아래 밴치에 앉아서 졸고만 싶다 ㅠㅠ
그래도 다들 들어가고 싶다니 조용히 따라 들어가자.
밖에서 사진만 찍고 가면 좋겠구만... 아무도 모르게 속으로 궁시렁 궁시렁 댄다.

꽤나 유명하긴 한가부다.. 주차장에 관광버스가 여러대고 자동차들도 많이 주차되어 있다.
절뚝이시면서도, 지팡이를 지시고도 천천히 걸음을 옮기시는 힘겨움을 뵈니 겸허한 마음도 든다...

그래도 주차를 하고 수도원까지 가는 길도 멀게만 느껴진다.
계단을 내려가는 것도 힘들다 ㅠㅠ


수도원 앞 기념품 파는 가게와 카페, 레스토랑의 규모도 꽤나 큰것을 보니 많은 관광객의 수를 짐작할 수 있겠다.
반짝이는 햇살아래서 커피와 함께 여유로운 사람들이 보기 좋다.

수도원 입구에 도착하니... 크다...

건물 마당으로 들어가니 수도원 아니고 궁전이라 해도 믿겠다.
원래 성이었던 것을 11세기 말에 레오폴드 2세가 베네딕트 수도회에 기증하여 수도원으로 바뀐 것이라니
당연히 무지 크고 웅장하시다.. 오~ 이거 어찌 본다냐 걱정이 앞선다 ㅠㅠ

어쨌든 그룹투어가 빠진, 1인당 7.5유로나 되는 입장권을 샀으니, 꼼꼼히 다 보도록 하자~ 이를 악물고!
나중에 보니 공원 티켓이 따로 있었다.. 와우 그걸 안샀으니 날 살린거지... 저 거대한 공원 어찌가냐고요~
헌데, 어르신들은 공원만 들르시는 분들도 있는거 같다. 예쁜가? 살짝 궁금도 하다.. 키키

표 검사가 없는 건물을 단체를 따라 우르르 올라가는데 중국 관광객들이 다시 내려온다.
거기서부터 표가 필요한 것이다^^
한국 단체처럼 중국 단체들도 건물만 보고 가나보다... 왠지 부럽다^^

건물안으로 들어가니 기다랗게 펼쳐진 복도가 인상적이다.

각 방들은 박물관으로 사용되는데, 겉에서 보던 건물과는 달리 매우 현대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현대적이다.

손보다 작은 조그마한 책.

이 수도원엔 멋진 방이 두 개가 2층에 있다.
그 중 하나가 대리석 홀(Marble Hall)이다. 둘다 천장에 그림을 그려넣어 더욱 천장을 높아보이게 했다.
한쪽에서 보면 분명 기울여진 그림이, 가운데 바닥, 장식이 놓여진 부분으로 올라가 서서 보니 완벽한 형태를 보여준다.
신기하다 신기해~(이 팁은 단체 가이드의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눈치로 때려 맞춘거다.. 키키)

마블 홀에서 다음 멋진 방인 도서관은 수도원 건물 양측 타워에 있기 때문에
이동할 때는 두 타워를 연결해주는 다음과 같은 다리역할 해주는 것을 건넌다.

여기서 바라보는 멜크 마을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같은 위치에서 바라본 수도원 건물.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니, 웬지 더블린의 트리니티 대학에 있던 올드 라이브러리(Old Library)가 생각난다.
크기는 그만큼 큰건 아니었지만, 사방의 벽 빼곡히 수많은 옛날 책이 꽂혀있는 도서관은 괜히 가슴 떨리듯 좋다.
학교 다닐 때는 그리도 안가던 도서관이 왜 이 나이 들어서는 좋은지 모르겠다.. 키키

마지막으로 성당엘 가보자.
수도원 건물에 둘러쌓여 있는 셈인데, 앞쪽 강대상쪽엔 높이 팔각형 돔이 만들어져 있는 구조다.
앞 제단은 이 교회의 수호성인인 성 베드로와 바울을 나타낸다고 한다.

와우~ 숨이 막힐 듯 화려한 내부 장식은 온통 금장식과 그림들로 꾸며져 있다.
사방 어디를 보아도 살살 꾸민 곳이 없다.
정말 이 수도원의 막강한 파워가 느껴지는 마지막 장식이라 할 수 있겠다.

성당을 나와 밖으로 나가는 길...

수도원을 나와 하늘을 보니 여전히 맑고 예쁘다...
저기 기구도 떠가네~ 아~ 나두 저거 타고 날라다니고 싶다^^
해가 쨍한데 무지개도 보인다~ 신기신기~ 넘 예뻐~

이제 그만 서둘러서 어서 오늘의 새로운 숙소로 떠나보자.
가능한 일찍 가면 짐풀고 바로 나와 그 유명한 야경을 봐 주어야 하니까...

나의 구박에도 불구하고 멋진 야경을 보겠다는 채티의 계획에 따라 조금은 멀리 돌아가는 길이지만 Graz로 향했다.
밋밋한 고속도로로 달리자니 여지없이 졸음이 쏟아지지만 먼길 운전하는 채티를 위해 조금이라도 졸음을 참고 말친구라도 되어 보자.

그라츠에 도착하여 숙소로 향한다. 호텔 골목을 놓쳐 유턴하려는데 보니 가로등을 들이 받은 차 사고가 보인다.
어떻게 저렇게 되었는지 도저히 상황이 이해 안돼는 사고처럼 보이지만 뭔가 사연이 있겠지.
여태 지켜주신 주님께 감사하다.

오늘의 숙소는 그라츠 외곽에 자리한 Okotel.
공항 근처의 자동차 호텔이라 트럭운전사들이 많이 묵는 듯 보인다.
시설은 아무래도 좀 별루긴 해도 싼 숙소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아침도 준단다^^
적당히 짐 내려놓고 많이 어두워지기 전에 야경을 보기 위해 서둘러 나서보자.

그라츠는 유럽의 문화수도를 한 번 지냈던 곳이고, 건축으로 유명한 곳이다.
일단 도나우강 인공섬(Murinsel)부터 가보자.
론리플래닛에서 인공섬이라고 하여 어떤 건가 궁금했는데 막상 보니 웃음이 나온다.
이걸 섬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듯 보이지만 강도 작으니 더 크게 할 수 도 없었겠다 싶다^^

하여튼 인공으로 투명한 섬을 만들어 다리로 연결시켜 놓아 밖에서 보기에도 멋지고 안으로 지나다 보니 카페도 들어서 있다.
투명한 다리는 안양에서 봤던 안양예술공원 풍경과 비슷한 기억이 난다.

안양에 있는 안양예술공원내 작품이 요건데... 비슷하지 않나?^^


커피 한 잔 할 계획이었지만 카페는 문을 닫은 듯 하니 통과!

그 다음 볼 건물은 희한하게 생긴 예술의 전당
말미잘, 해삼, 멍개... 정확히 무엇을 닮은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건물 참 특이하다. 키키
특이한 디자인이 눈에 확띠고 재밌어 웃음이 난다.
가까이 가보니 울퉁불퉁 튀어나온 것이 조명만이 아니고 형태도 진짜다.. 키키
이런 옛건물 투성이의 마을에 이런 놈을 디자인 한 건축가나 허가를 해준 시청이나 모두 다 대단한거 같다..
신기하고 멋지고 즐거움으로 웃음이 난다..
현대식 디자인 건물 내부도 들어가보고 싶지만 문이 닫혀있으니 아쉽지만 밖에서만 살짝보자.

전체적으로는 이렇게 생긴 모양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저런 돌출부분이 잘 보일텐데.

저기 높이 보이는 산 꼭대기 전망대는 내일 올라가기로 하고, 너무 어두워 잘안보이지만 사진만 찍는걸로 만족하자~

뒷골목의 아기자기한 샵들은 문을 닫아 들어갈 순 없지만 창밖에서만 보기도 재미나다.
모두다 독특한 디자인이 거리의 손님을 유혹하고 있구나~

채티의 추천을 받아들여 오고 보니 이 마을 너무 마음에 든다.
내가 좋아하는 마을로 쳐주고 싶다...
몇 일 머물 수 있다면, 골목골목 헤매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걸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