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오스트리아(Austria)

Graz, Worthersee, Millstatsee

talkky 2008. 10. 7. 23:30

8시에 아침을 먹자던 약속은 역시나 10분 지나서 지켜졌으니 10시 출발 예정은 조금 앞당겨 보도록 하자.
제공되는 아침을 먹기위해 식당으로 내려가 보니 온통 밖으로 가져가지 말라는 푯말이 보인다.
정말 많이들 가져가나보다. 흐흐

어제는 그리도 캄캄해서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가 싶던 거리에 집들도 꽤나 보인다.
그리 외진 곳은 아니었구나 싶다.

오스트리아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Graz를 보러 성위로 올라가 보자.
차를 댈 곳이 마땅치 않아 돌다 보니 어느새 트램 선로 반대 방향 ㅠㅠ.. 아뿔사~
그래도 마주오던 트램 운전사 아저씨 웃으시며 반대 방향으로 가라며 손짓해 주신다.
길에 서 계신 아주머니도 웃으시며 손으로 길을 안내해 주신다.
당황스럽고 무안하면서도 이게 다 재밌고 즐거운 추억이지 뭐~

차를 무사히 대고 보니 꽤나 비싼 곳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빨리 다녀오자~

그라츠에서 유명한 473m 높이에 위치한 산성(Schlossberg)을 올라가는 방법은 세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냥 밑에서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고,
두번째는 슐로쓰베르크반(꼬마열차, Schlossbergbahn)을 타는 것이고,
마지막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다.
열차나 엘리베이터나 모두, 대중교통수단의 티켓을 가지고 있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차로 여행하는 우리는 어차피 돈을 내야 하기에, 흔치않은 엘리베이터 산행으로 결정했다.

엘리베이터 타는 곳에 와보니 계단으로 올라가는 사람들도 여럿 보인다.


여기가 입구이고,

안으로 들어가면 이런 50여미터 길이의 터널을 걸어들어가게 된다. 사진 왼편에 있는 조그마한 부쓰가 매표소이다.
(매표소에서 들어온 입구를 향해 찍은 사진)

끝에 도착하면 엘리베이터 두 대가 준비되어 있다.

푸른 빛의 멋진 조명도 켜지는 편리한 최신 엘리베이터를 타니 금새 오른다.
성까지 동굴을 파서 입구를 만들고 엘리베이터를 만들다니 정말 대단하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물론 1분도 안되서 정상에 도착한다^^

요게 엘리베이터 출구다.
옛날 나폴레옹은 이 성벽을 무너뜨리는데 무지 힘들었다고 하는데 우린 참 편하게도 올라왔다~

이 산성에는 그라츠의 상징으로 알려진 시계탑(Uhrturm)이 있다.
1809년에 나폴레옹이 침공했을 때에도 이 시계탑을 구하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했다고 한다.
그런데... 보수중이다 -.-

어쨌든 올라와보니 공원속에 들어온 것 같다.
산성은 모두 파괴되고, 그냥 전 지역을 조경하였다는데 참 자연스럽다.

맑은 날씨 덕에 전망이 멀리까지 예쁘게 보인다.
낭만적으로 뻗은 강줄기 주변으로 어제 저녁에 본 인공섬, 예술의 전당 등이 한눈에 보이고 아기자기 작은 지붕들이 보기 좋다.

낮에 위에서 보니 "예술의전당" 건물 지붕이 잘 보인다~
붉은색 지붕 건물들 사이에 저런 건물을 디자인 하다니 그 영국 디자이너도 참 대단하다...

인공섬은 이렇게 생긴 것이었다^^
그냥 낮에 이 모습만 봤다면 좀 유치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갔을텐데,
역시 저녁에 조명 들어온 상태에서 보면 뭐든지 멋지게 보이는 것 같다.

길을 따라 계속 한바퀴 돌다보니 슈타르케 하우스(Starcke House)가 보인다.
원래 16세기에 산성을 지을 때 설계자가 이곳에 화약고를 만들었단다.
하지만 나폴레옹에 의해 완전 파괴가 된후 폐허위에 다시 건물을 짓고 포도밭을 주위에 만들었다.
그러다가 독일 드레스덴 출신 슈타르케가 이 곳에 살면서 슐로쓰베르크에 바치는 시를 몇 편 지은 곳이 된거다.
지금은? 그냥 카페인듯^^ 어쨌거나 주위와 잘 어울리는 곳이다.

걸을 때마다 예쁜 풍경이 계속된다~
사진에 보이는 건 Garrison Museum이다. 물론... 입장료 있다. 당근 우린 패쓰~
그래도 위에 올라가면 전망이 좋을 듯하다. 가보자.

위로 올라오니 제법 넓은 터가 나온다.
개와 산책나오는 사람들을 위해 용변 뒷처리용 비닐까지 꺼내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왼편 박물관 지붕부분에 해당하는 곳으로 들어가보니 한 사람이 멋들어지게 차려입고선
우리가 초등학교때나 배우는 것 같은 피리를 불고 있다^^
그다지 감동적인 소리는 못내고 돈 어찌 벌까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근처에 오는 사람들 모두다 무시하고 주변 경관만 구경한다.
오히려 입구에 누워 자는 무심한 개의 인기가 더 높은 듯 싶다.. ㅋㅋ

우리도 전망이나 즐겨본다. 조금더 높이 올라왔다고 확실히 멀리, 더 많이 보이는 듯 싶다...

한쪽 담벼락엔 그라츠와 자매결연 맺은 도시들을 나타내는 듯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뭔가 도시 이름들이 줄줄이 나열되어 있고, 악수하는 그림에 우정이란 단어까지 써져 있는 거 보니 그런거 같은데...
뭐 아님 말고 ㅠㅠ

또 다른편 구석으로 가서 전망을 보다보니, 갑자기 우리나라의 도시들이 생각난다.
그러고 보니 산들로 둘러 쌓인 곳에 자리잡은 마을. 멀리 산들이 여러겹 겹쳐 보이는게 우리나라 같다.
한동안 평평한 유럽마을들만 다녀서 그런 생각이 드는가 보다.
어쨌든 제일 뒤편에 있는 산 정상에는 눈으로 보이는 흰색이 있다. 내일 넘어갈 산들이 기대된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꼬마열차를 타면 이곳에서 내린다.

열차 간이역 주위의 느낌도 참 좋다...

엘리베이터를 다시 타고 내려오니 벌써 12시.
주차비 걱정에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하기는 부담스럽고 빵을 사서 가기로 하자.
오~ 향긋한 빵냄새~ 저 예쁜 빵들 좀 봐~~~ 다 먹고 싶당~~~
아줌마 시식도 시켜주시네~ 자꾸자꾸 손이간다..^^

차안에서 빵과 음료를 나눠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다...
사길 잘했어~~ 흐흐

숙소에 가기 전, 이 지역에서 가장 크다는 호수를 끼고 드라이브를 즐겨 보자.
헌데, 호수를 뺑둘러 집들로, 사유지로 막혀있어 도저히 바로 앞에선 호수 풍경을 볼 수 없다...
잉잉.. 이게 뭐냐고요... 불평을 하고 있었더니만, 커다란 호텔이 보인다~


호텔 주차장쪽으로 들어가자고 무작정 우겨대어, 차를 대고 보니, 역시나 호수가 보인다.. 키키
비수기라 사람들도 안보이고 주차장에 차도 없다.
멋진 건물들도 사진찍고 서울가서 여기서 묵었다고 할까?^^

와우~ 호텔건물에서 호숫가 보트를 타러 갈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다리와 유리 엘리베이터도 있어~
여기 완전 럭셔리 숙소인지 장난아니다~~~

다시 이동하다 보니 그림같은 마을, Reifnitz am Wörthersee가 나온다.
정수물을 부어놓은듯 속이 다 들여다 보일 정도로 너무나 맑다.
오리는 한가로이 떠다니고 사람들이 다가가도 도망가지않고 오히려 몰려온다..
그림같다...

숙소에 들어가기전에 hofer에 들려 간단히 장도 봐야 하는데 아름다운 풍경들이 계속되니 시간이 지체된다.
눈이 멋지게 덮인 산도 보인다.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라는 "Millstatter See"에 위치한 캠핑장 Brunner에 도착했다.
알록달록 원색으로 칠해진 리셉션엔 사람이 보이질 않고, 전화를 거니 담당자가 캠프장 안에서 온다. 정말 비수기는 비수기구나 싶다.

우리 방으로 가기 위해 건물 뒤편으로 가보니 역시 자동차 여행 동호회에서 추천할만한 곳인듯 싶다.
잘 정리된 잔디밭과 깨끗한 건물, 모든게 맘이 든다.

1층에 공통 시설을 둘러 보니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고 따뜻하게 히타까지 나온다.
샤워실은 정말이지 너무나 잘 되어 있다. 지금까지 본 캠핑장중 최고일 듯 싶다.
방에도 물론 화장실은 있지만 그냥 여기 쓰는게 더 좋을 듯 싶다~

2층 숙소로 올라가는 연결 통로. 참 깔끔하다.

낑낑~ 짐을 풀려고 보니 침대에 린넨이 없다. 정말 제공이 안된다.
우리는 프랑스에서 산것이 있어 문제가 없는데, 콩짱게 없으니...
채티가 내려가서 말 잘해서 그냥 공짜로 얻어왔다^^ 장하다 히히~

해가지기전 호수가를 구경하고 오자고 나가보니, 아기자기한 입구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멋진 호수가 펼쳐진다.
배고프다는 채티를 설득해 해지기전 호수의 사진을 찍자며 나서기를 잘했다 싶다.

잘 다듬어진 캠핑장 주차 공간들과,

멋진 호수...

잔잔하고 깨끗한 그림같은 호수에는 빨간 색 스웨터를 함께 입으신 노부부가 벤치에 앉아계셨다.
멋진 그림을 완성 시키신 노부부를 보니 우리도 저렇게 되기를 다시 한 번 소망해 본다.

우리가 물가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자니 오리들이 몰려든다.
아마도 먹을거를 주는 사람들을 많이 경험해서 그런가보다.
아무것도 없는 우리는 줄 것도 없고 사진만 찍고 있자니 왠지 미안하다.. ㅋㅋ

우리가 놀고 있는 사이 캠핑차 안으로 들어가셨던 노 부부의 할머니께서 다시 오셔서 과자 한 봉지를 내미신다.
영어는 잘 못하시고 그냥 내미시며 독일어로 뭐라고 하신다... ㅋㅋ
채티가 다 우리가 나눠먹느냐고 물으니 그냥 무조건 예스하시네...
나중에 생각해보니 어쩜 새주라고 주신걸지도 모르겠다 ㅠㅠ
어쨌든 우리는 맛있다고 서로 나눠먹고 새에게 먹이주지 말라는 표지판의 공지대로 결국 조금도 새와는 나눠먹지 않았다...
장하다.. 캬캬

기분이 좋아진 채티는 가지고 있는 기념 인형을 드리자고 숙소엘 다녀온다.
그리고 캥핑차 문을 두드려 준비한 두 개를 드리니 무척이나 좋아하신다.
좋은 목소리를 가지신 할아버지는 영어를 잘 하신다. 주위 볼 것들, 앞으로의 일정등 여러가지 말씀을 해주신다.
우리가 몇 일 이곳에 머물게 된다면 할아버지와 수다를 떨며 보내도 정말 즐거울텐데 아쉬운 생각이 든다.
하여튼 즐거운 추억을 또 하나 만들고 나니... 배고파진다 -.- 
자, 이제 숙소로 돌아가 저녁을 해먹자~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