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7. 22:51

알프스 넘는 드라이브 코스는 오스트리아에도 있다! Grossglockner Alpine Road(오스트리아)

중부유럽에 위치한 오스트리아에서도 티롤 지방은 스키 같은 겨울 스포츠로 유명하다.
만년설로 덮인 곳이 많아 언제라도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일게다.
이 티롤지방과 잘즈부르크, 그리고 카린티아 지방까지 세 지역에 걸쳐 넓게 펼쳐진 국립공원이 바로 호헤 타우에른이다.
(오스트리아의 최초 국립공원이기도 하다)
이 국립공원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길이 있는데 바로 그로스글로크너 하이 알파인 도로(Grossglockner High Alpine Road)다.
아래 지도의 1, 2번 위치 정도다. 뮌헨이나 잘즈부르크, 인스부르크에서 출발해도 잘하면 당일 모든 코스를 둘러볼 수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장크트 볼프강(St. Wolfgang)이나 밀슈타트(Millstatt) 지역을 여행중이라면 들리기에 안성마춤이다.


이곳은 잘 관리가 되서인지 나름 입장료도 비싸다(올해 2011년 기준으로 차량은 29유로, 오토바이는 19유로이다).
하지만 드라이브 코스로서 그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 곳이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다른 알프스 지역 드라이브 코스들이 5월말이나 늦게는 6월 중순까지도 통행이 금지되는 경우가 있는데 반해,
이곳은 보통 5월 초, 빠를 때는 4월말이면 오픈한다.
오픈 여부 및 시간은 홈페이지(http://www.grossglockner.at/en)를 참고하면 된다.

2008년 10월 8일과 2009년 6월 22일에 들렸는데 2008년엔 남쪽에서부터, 다음해엔 북쪽에서부터 드라이빙했다.
아래 사진들은 두 번에 걸쳐 찍은 사진들을 조합했고, 북쪽에서 남쪽방향 순서이다.

참고로 2008년 가을 때는 날씨가 아주 맑았고, 그 전해에 눈이 많이 와서 가을임에도 눈이 많이 남아 있었다.
반면 2009년 초여름엔 매우 흐렸고 온도는 최저 2도에, 중간에 눈도 오고 우박까지 내렸다.

가는 중에 길가에 요금표가 붙어있다. 현재는 15일 요금제는 없어졌고, 하루 요금은 모두 1유로씩 올랐다.
같은 차량넘버의 개인차량이 같은 해에 이전 표를 가지고 다시 올 때는 4유로라고 씌여있다. 2011년은 6유로이다.


남측 매표소이고,


북측 매표소이다. 북측 매표소가 훨씬 크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요금 낼 때 처럼, 게이트 위에 파란불 들어온 곳으로 차를 몰고 가서 요금을 내면 된다.


그러면 입장권과 안내 가이드를 준다.


가이드 내에 보면 주요 명소에 대한 대략적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간다고 가정하면 1번부터 9번까지 본 다음, 왼쪽으로 빠져서 11번의 카이저 프란츠 요셉 빙하까지 본 후
다시 되돌아 나와 12번을 본 후 하일리겐블룻(Heiligenblut) 마을을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로 향하면 된다.


역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보인다. 부러운 강철체력들.


해발 1456m 지점 표지판을 지나 얼마 안되서 나타난 풍경.
이 날 젤 암 제(Zell am See) 근처 브룩(Bruck)의 B&B에서 출발했는데, 주인 할아버지가 날씨가 좋지 않을거라고 하셨었다.
역시 올라가면 갈 수록 구름이 짙어진다.


길에는 중간중간에 "Kehre 3 어쩌구저쩌구 1500m ü.d.M" 과 같은 표지가 나온다.
이건 세번째 커브길이고 이름이 어쩌구저쩌구이며, 해발 1500m 라는 뜻일 뿐, 표살 때 받은 가이드의 번호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표 구입 때 받은 가이드의 번호는 아래 사진 같이 표시된다.
위 가이드 사진에 보면 2번이 호흐마이스(Hochmais)라고 씌여있다.

 

이 곳엔 자전거 도로도 따로 나 있었다.
이건 6월 사진이고,


이건 같은 곳에서 찍은 10월 사진이다. 오히려 10월 사진에 눈이 훨씬 많이 남아있다.

 

열번째 커브길. 드디어 해발 2천미터를 넘겼다.


구름속으로 산 봉우리들이 잠깐씩 나왔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이렇게 곳곳에 앞에 보이는 봉우리들이 얼마나 높은 산들인지 설명해주는 사진들이 있는데... 봉우리가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ㅠㅠ


이 높은 곳에 휴게소가 있다. 가이드에 3번으로 소개된 곳이다.


한 참 위에서 내려다본 휴게소 모습.

 

흑백으로 찍은 사진이 아니고, 실제 이 날 날씨가 이랬다. 삼각형 지붕을 쓰고 있는 조그마한 건물이 이 도로 건설을 기념하는 곳이다.



맑은 날엔 이랬다... 우측 가운데에 역시 삼각형 지붕 건물이 작게 보인다.
사진 제일 왼쪽 중간 조금 아래보면 깃발들이 보일텐데 삼거리 갈림길이다.


바로 요기인데 계속 앞쪽으로 나아가면 기념건물로 가는 것이고, 왼쪽으로 가면 이 도로에서 차로 접근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에델바이스 슈피츠(Edelweiss Spitze)로 갈 수 있다. 이 구간은 자갈길로 되어 있다.


에델바이스 봉우리에 올랐다. 무려 해발 2571m 이다.


여기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최고인 듯 싶다. 눈 덮인 산속에서 잘 정리된 도로가 보인다.
참고로 6월에 찍은 사진은 없다. 구름때문에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ㅠㅠ


다시 자갈도로를 따라 내려와 가던 길을 계속 나선다. 정면에 보이는 조그마한 기념건물은...


이렇게 생겼다. 이 앞에는 주차할 수 없고, 조금만 더 가면 휴게소 및 상점이 보이고 넓은 주차장이 있다.


건물안엔 이렇게 작은 기념 예배당이 꾸며져 있다.

 

6월에 이 건물 옆에서 내려다 본 모습. 얼마나 날씨가 변화무쌍 했는지 알 수 있다. 아래 두 사진은 1분 이내에 찍은 것이다.


기념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기념품 가게 건물이다. 지붕에 보면 산양 모형이 보이는데 꼭 이곳에 올라가보길 권한다.


특히 이렇게 날씨가 좋을 때라면 반드시!!!


올라가보면 건물 지붕인데, 10월에도 발이 푹푹 빠질만큼 눈이 쌓여 있었다.


여기서 보는 전망이 또한 정말 멋지다.


지붕에는 이런 조준대 같은게 있어서 눈 앞에 보이는 산이 어떤 산인지 알 수 있다.
아래 조준대로 보이는 산이 이 국립공원 및 오스트리아 전체에서 가장 높은 그로스글로크너(해발 3798m) 이다.


이제 다시 내려가자. 해발 2262m에 위치한 Fuscher Lacke가 보인다.


계속되는 커브길. 하지만 뒤에 누가 쫓아 오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간다고 해서 클락션 울리는 차도 없다.
그저 내 페이스에 맞춰 편안히 구경하며 운전을 즐기면 그 뿐.


호흐터 터널에 도착했다. 터널 오른편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다.


터널 내부. 터널 내벽 좌우로 늘어선 얼음기둥이 인상적이다.


터널을 지나 이제 잠시 주 길을 빠져나와 빙하를 보러 간다.


빙하지역에 도착해보니 2008년엔 여기저기 공사중이었다. 자재들이 널부러져 있고, 주차장으로 가는 길도 교행하고 있었다.


카이저-프란츠-요셉 빙하에 있는 복합건물.레스토랑, 주차장, 전시장 등이 있다.

 

드디어 빙하 구경. 사실 빙하는 멀리서 보는 것도 멋지지만 제대로 보려면 가까이 가 봐야 하고,
사람들이 쉽게 접근 가능한 빙하는 대개 색깔이 더럽기 때문에 상상속의 빙하색을 띠는 빙하는 보기 어렵다.


그래도 이곳의 빙하는 꽤나 준수한 편인 듯 싶다.


빙하를 볼 수도 있고, 조금만 이동하면 멋진 옥색의 호수도 구경할 수 있다.


위 사진들은 모두 2008년 사진. 2009년에는 이처럼 우박까지 쏟아져 내려 거의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그로스글로크너 도로 드라이브를 마치고 남쪽으로 내려왔을 때 지나치기 쉬운 하일리겐블룻(Heiligenblut, Holy Blood-성혈-라는 뜻의 마을)을
들렸다. 마을로 들어서면 곧바로 주차건물이 보이지만, 안쪽으로 계속 들어가보면 주차장이 여기저기 있다.
왼편에 솟아 있는 교회가 바로 예수님의 성혈을 보관하고 있다는 성 빈센트(St. Vincent) 교회다.


교회 자체가 예쁘다기 보다는 교회에서 바라보는 마을과 분위기가 참 좋은 것 같다.


내부는 다른 교회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제단부의 알타피스가 볼만하다.


전설에 따르면 10세기에 덴마크 기사 Briccius가 콘스탄티노플에서 성혈을 가지고 지나다가 눈사태로 파묻혔고,
밀이삭 세 개가 눈을 뚫고 나온 곳에서 그의 시신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지하로 내려가는 곳이 있는데, Briccius의 무덤이 있다.

점심도 즐기면서 알프스의 멋진 풍경을 즐기며 지나며 하루를 쓰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
알프스의 멋진 길은 스위스와 이탈리아에만 있는게 아님을 확실히 보여주는 곳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