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 12. 23:05

Oslo - Day 2

자기 전 벽난로에 불을 한 번 더 지피는 바람에 더운 듯 싶어 창문을 열고 잤더니 새벽에는 추워서 일찍 눈이 떠졌다.
시계를 아무리 봐도 새벽 2시.
1시도 넘어서 잤는 데 이럴리가 없다며 일어나서 핸드폰을 확인하니 7시 30분이다.
도대체 시계를 어떻게 본건지 어이가 없다.

거실에 걸린 자동으로 시간을 맞추는 시계도 새벽 2시.
어젯밤 채티한테 저 시계 얘기를 듣고 잤더니 아침에도 그 시계의 환영에서 깨지를 못했나보다.
나중에 채티에게 말하니 거실의 시계는 6시간 앞서 간단다.
결국 2시의 반대편을 보고 착각한 나의 실수로 판명났다.. 푸하하...

아침먹고 서두른다고 수선을 떨었지만 나와보니 벌써 11시다. ㅠ.ㅠ
어쨌든 메트로로 가는 길에 우리 숙소 한 장~

변함없이 또 꼭대기 다락방이다~

숙소 바로 근처에 마트와 지하철이 가깝게 있다.

혹시나 오슬로 패스를 살 수 있나 물어봤지만 살 수 없단다.
가는 길의 지하철 값 22씩 44 크로네는 따로 한 번은 내야 겠다.

입구도 엉성하고 자동으로 카드를 내는 곳도 표를 살 수 있는 자판기도 모두 자동으로 자율에 맞기고 있다.
표를 사서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보니 그냥 타도 아무도 모르겠다 싶다.

와우~ 정말 오래된 듯 낡은 빨간색 열차가 들어온다.
내부는 깨끗하게 청소되어 관리되어 있고 2~3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들이 마주보고 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어색하게 무릎을 맞댈 생각 웃기기도 하다... 후후
어쨌든 우리 Bergkrystaallen역은 1,4호선 끝에 있어 언제 타더라도 앉아갈 수 있겠다.

우리가 자주 애용하게 될 National-theatheatret 역에 내렸다.
역 앞에는 반원형의 전체 형태를 만들어 내는 분수가 있는데 막대기 마다에서도 동그란 원형을 만들어 내고 있다.
신기하고 예쁘다.

게이에게 호의적인 Oslo는 6월에는 게이 퍼레이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심하게 노출한 게이 둘이서 홍보물인지 무슨 팜플렛을 나눠주고 있다.
유럽의 여행자들도 게이들이 신기한건지 함께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볼 수가 있다.
우리는 멀리서 보고도 놀라 사진도 못찍고 지나니 조금 아쉬운 생각도 든다.

멀리 동상이 하나 보인다. 이게 저녁에 돌아올 때 어떻게 변하는지는 아래에 나온다^^

도로로 나가니 트램과 버스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을 보니 복잡한 시내로 차 안가지고 나오길 잘했다 싶다.
예태보리에서 워낙 고생한 터라 트램이 다니는 도시는 조금은 겁이 난다.

시청의 인포가 한산하다는 정보를 얻어 시청안으로 들어갔더니 시청 건너편에 자리한 인포를 가란다.
시청 옆 길가에서는 아마존의 여전사들을 담은 사진전이 열려있다.

에릭 닮은 꼬마 녀석을 발견하고는 어찌나 웃기던지...
아마존에도 동양인들이 사는걸까? 살결이 검긴하지만 동양인과 많이 닮은 듯 보인다.
정말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종족이 사는지 어느나라에서 왔고 심지어 몇 살인지도 우린 서로 가늠할 수 없다.

빨간 벽돌로 커다랗게 지어진 시청 건물은 외관만으로도 볼 거리를 제공한다.
많은 조각 품들이 건물 외벽과 주변에 장식되어 있다.
시청 안 관광은 OsloPASS를 산 후에 다시 오도록 하자.

시청 앞에 있는 인포는 역시 예전에 중앙역 인포와는 확연히 다르게 한산하고 정보 얻어가기도 수월하다.
덕분에 우리는 자세한 정보와 자료를 편안히 얻어 나올 수 있었다.

National Theater를 비롯 지방에서는 볼 수 없던 화려하고 웅장한 옛 건물들을 보니 촌놈 서울 구경 온 듯 신기하다.^^

오슬로 대학 내부에 있다는 박물관을 볼까하는 마음으로 갔지만 막상 땡기지가 않는다.
3개의 크림색 건물로 된 심심한 대학을 간단히 보고 길가에서 벌어지는 Oslo Bokfestival에 잠시 들려보자.
하얀 천막을 학교 옆 길가에 길게 펼쳐놓고 책들을 싸게 팔고 있는 듯 했다.
여기 물가로는 무척 싸게 나왔는지 많은 사람들이 바구니 한 가득 담아 가고 있다.
우리도 영어로 된 소설 책등 탐이 나는 책들이 있었지만 짐을 줄여야 하는 관계로 마음을 비우고 지나갔다.

대학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이게 전부다. 썰렁 그 자체.

차라리 학교 옆 공원이 역시 우리에겐 더 매력적~

뭉크의 절규를 보기위해 모두가 찾는 이 국립 갤러리(Nasjonalgalleriet)는 공짜이고해서 다들 뭉크의 박물관은 들리지 않는다.
시간을 보니 궁전의 교대식이 얼마 안남았다.
우리도 우선 뭉크의 작품과 인상파들의 작품 등 몇 가지 마음에 드는 방만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역시 작품 수는 얼마 많지 않고 작품의 규모도 별스럽게 인상에 남을 정도는 아니다.
어쨌든 이런 유명 작품들을 무료로 아무때나 볼 수 있는 유럽인들이 부럽다.
시간을 보니 서둘러 가면 교대식을 볼 수 있겠다

거의 뛰다 싶이 궁전으로 향하고 있는데 뒤쪽에서 군악대 소리가 들린다.
와오~ 운이 좋게 시작하는 부분부터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앗싸~

일찍부터 와서 교대식을 보기위해 궁전으로 온 사람들보다 더 좋은 자리를 선점했다는 생각에 흥이 절로 난다.
궁전으로 향하는 길은 오르막이지만 힘든 줄도 모르고 근위병들과 발맞추어 기분좋게 올라간다.
선두는 말을 탄 4명의 기사들이 앞장을 서고 뒤로 총을 든 근위병들과 그 뒤로 군악대가 따른다.
얼핏 근위병들 숫자가 100명을 넘어보이고 군악대도 30은 족히 돼 보이는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오늘은 왠지 특별한 날인걸까? 커다란 카메라를 든 전문 카메라 맨도 보이고 사진 찍는 군인들도 몇이 보인다.
하기야 오늘 처럼 화창한 날에 비해 어제같이 비오고 흐린 날은 교대식도 없었겠다 싶다.

웅장한 궁전의 커다란 마당에 도착하니 함께 온 무리의 수많큼이나 많은 규모의 부대가 또 기다리고 있다.
1시간도 넘게하는 근위병 교대식에 결국 지쳐 한 쪽 구석 화단에 자리를 잡으니 내 바로 앞에서 진짜 교대식이 벌어진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참여한 꼴이 되었다.. 후훗...

한 병사 손에 벌이 앉았다. 무슨 일이 일어날까 기대(^^)하며 봤지만 아무일도 없이 상황종료.


애는 아무래도 모자 뒤집어쓰고 자고 있는 것 같다. 하긴 우리도 한시간을 보고 있자니 지겨운데 너도 지겨울 거다.

정말 오랫동안 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여러번 근위병 교대식을 봐왔지만 이렇게까지 오래한 것은 처음이었다.
어쨌든 화려한 교대식은 끝이나고 우리는 멋진 동상 밑에 앉아 마을 바라보며 도시락을 먹기로 했다.
도심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동상아래 앉으니 이 오르막길을 아까 올라온거나 싶다.
우리 옆에 젊은 커플이 와서 여자는 그림을 그리고 남자는 노트북을 꺼내 든다.
우리도 인터넷이되나 확인해보니 잡히는 무선랜은 하나도 없다.궁에서 가장 가까운 입센 뮤지움부터 들리자.

입센에 대해 아는 정보는 하나도 없지만 오슬로 패스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고 원래 입장료도 비싼 편이고 하니(^^)
공원에서도 가까운 관계로 패스를 개통하도록 하자.

홍보자료를 보고 이 곳을 선정할 때에는 입센이 살던 집을 볼 수 있어 그 시대 인테리어도 볼 기대를 갖고 있었다.
막상 건물에 들어서니 입센의 살던 집을 리모델링 해서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 시켜놓은 곳만을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극작가로써의 그의 작품세계와 그의 작품으로 만들어진 영화 등 그를 이해하기 쉽게 구성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웬지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다.

문으로 들어가는 영상을 문에 쏘아 주는 것 등 그의 정신세계의 독특한 면모를 느낄 수 있는 부분 등은 참 좋았다.

신문지로 도배를 해놓은 듯한 화장실의 인테리어^^

그의 집을 볼 수 없음에 실망했지만 패스로 들어와 다행이라며 나왔다. ㅠ.ㅠ

전시장을 돌고 나니 다리도 벌써 아픈거 같다.
아픈 다리도 쉴 겸 버스를 타고 시청 앞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Bigdoy 반도로 가보기로 했다.
물론 오슬로 패스로 이 배를 포함한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Framhuset 이 보이는 저곳이 비그되 반도이다.

개인 요트 있는 부잣집...으로 여겨지는 곳^^

배에서 내려 Framhuset(The Polar ship Fram, 극점탐험 배 박물관) 건물안에 들어서니 건물 한가득 커다란 배가 자리하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배 내부로도 들어갈 수 있게 해놓고 그 시절의 옷과 소품들도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아문젠 되시겠다.

아문젠이 남극점에 도달하는 여행의 상상화.
북극점 시도하다 다른 사람이 먼저 등정하니까 이번엔 남극점. 하여튼 대단한 모험가임엔 분명하다.

이렇게 커다란 실제 배가 어떻게 이 박물관 안에 들어왔나 했더니...

육지에 올려놓고 건물을 지은 것이었다. 증명하고 싶은 듯 그 때 상황을 담은 사진들도 전시되고 있다.

상아로 만들어진 찬조 출연 귀염둥이들...

해양 박물관(Sjofartsmuseet)으로 가보자.
배 앞머리에 올려놓는 인형들과 배 모형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모형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가보면 무지 좋아할 듯 싶다.
배 모형 조립도 살 수 있는데, 아주 별거 아닌거 같아 보이는 것도 꽤 비싼듯 싶다.

배 앞머리에 붙이던 조각들.

노르웨이에서 가장 오래된 2200년전 배라는데 믿거나 말거나...

역시 이곳에도 찬조출연자들이 있다~

콘티키 박물관(Kon-Tiki-museet)으로 가보자.

갈대로 만든 조그만 한 배 한 척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 배는 1947년 노르웨이 젊은 과학자 Thor Heyerdahl과
그의 동료 다섯 명이 유럽, 남미, 태평양연안 등 6880km를 거친 파도와 식인상어, 기근과 싸우면서 항해했던 배란다.
선장인 Heyerdahl은 항해 도중 도착하는 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항해를 계속하면서 작은 배가 세계인이 함께 동행할 수 있는
국제평화와 협동을 보여주는 계기로 삼았다고 한다.

신기한 원시 시대의 그림들과 조각들을 볼 수 있는 재밌는 공간이었다.
지하로 내려가면 커다란 고래 등도 볼 수 있게 꾸며져 있다.

다시 배를 타고 시청앞으로 가서 노벨평화센터엘 가보자.
멀리 시청사가 보인다.

분명 목요일에는 7시까지 한다는 팜플랫과는 달리 여름에는 무조건 매일 6시까지만이라고 안들여보내준다.
내일 오기로 하고 돌아 나오는데, 구석 의자에 한 여자가 앉아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무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novel peace free라는 꽁짜 네트웤이 잡힌다...
앗싸~~~ 인터넷이라도 하고 가자~~~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T-bane을 타러 가보자.
그런데 역 앞 동상이 신문을 보고 있다^^

아침에 내린 반대 편 승강장으로 가기 위해 우리 숙소 역인 Bergkrystaallen 이 적힌 쪽으로 갔다.
화살표의 방향을 따라 가다 보니 한 여자가 뛰는 것이 기차시간이 다 되었나보다.
우리도 따라 내려가 보니 아침과 다르게 너무 크고 넓직하고 깊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앉아 있는 2명의 어린 여자들에게 물어보니 metro를 못알아 듣는다.
하여튼 이 곳은 아니고 다시 내려온 위로 올라가란다.

Olso lufthavn Gardermoen(Airport)로 가는 특별 열차를 타는 승강장으로 간 것이다.
역시 T-bane역보다 훨씬 넓고 현대적이다.
올라가려 보니 길게 뻗은 화려한 불빛이 나오는 에스컬레이터 역시 멋지다.
이런 특별 기차를 타는 곳도 표검사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가 있다.
정말 모든 것이 자율로 돌아가고 있는 사회가 선진국의 모습이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1번 열차가 올 때만 기달려 타면 된다.
이 역은 자그마하지만 다섯노선 모두가 다 지나가는 National-theatheatret역이다.
Oslo PASS를 사고 났더니 돈들 일이 없다.
PASS가 통용되는 곳이면 어디든 마음 편히 들어가서 맘에 들면 오래 보고 별루이면 일찍 나올 수도 있다.
다리아파서 쉬고 싶거나 화장실이 생각날 때도 이용할 수 있다.
Oslo의 대중 교통 모두 지하철, buss, tram, 심지어 ferry까지 마음 껏 탈 수가 있다.
오늘 하루 이용한 시설들과 교통비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본전 뽑은 듯 하다.
3일짜리를 끊은 우리는 런치 크루즈도 즐길 수 있게되었다.. 앗싸~~~

하긴 보통, 애들은 하루에도 모두 본다는 오슬로이긴 하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