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24. 23:30

Nancy, Route de Vin(포도주가도)

어제 파리에서 빌린 차로 낭시 근처까지 와서 숙박했다.
이제 오늘부터 또 하나의 여행 시작. 프랑스는 지나기만 하고,
독일 뮌헨에 들려 지금 한참 하고 있는 옥토버페스트에 참가한 후,
실제 목적지인 체크(Czech Republic), 오스트리아(Austria), 스위스(Switzerland) 를 한 달가량 돌아볼 예정이다.

뮌헨까지 가는 길에 지금 한창인 포도밭들만큼은 봐야겠다는 생각에 오베르네에서 시작하는 포도주가도로 간다.
대략 오늘 이동할 동선은 요렇다.


아침부터 서둘러 Nancy내로 들어가보자.
여기서  묵었으니, 낭시의 유일한 볼거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있다는 광장을 안보고 수는 없다.

광장으로 가는 길 골목길 한편에 차들이 주차선도 없이 나름 잘 정리되어 주차되어 있다.
물론 정확한 사정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자율적인 면이 보여 부럽기도 하면서
동시에 공간적인 면에서 여유가 있는 프랑스니 이렇겠지 싶기도 하다.
니들도 서울 땅만한 곳에 1200만명이 모여서 살면 쉽게 그러지는 못할거다^^


광장에 들어서기 전에 나타난 광장 담벼락 역할하는 건축물. 다분히 로마적인 느낌이 나는 듯 싶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고 자랑스럽게 광고도 하고 있고...


유명한 이름 만큼이나 화려한 시청앞 광장. 여기저기 금장식과 금칠로 도배를 해놓았다.
사진 좌우변은 모두 상점들인데 간판들이 거의 보이지 않다보니 전체 분위기가 잘 유지된다.



관광안내소에 들러 안내자료들을 챙기자. 광장 한 구석에 있다.


광장 주변으론 시청을 시작으로 명품 샾과 카페들이 즐비하고, 넓은 광장엔 꽃나무들과 장판처럼 말아진 잔디들을
도면에 맞춰 펼지고 자르며 인부들의 작업이 한창이다.

멋진 화단의 비밀이 이렇게 만들어 지는 거였군. 잔디 장판~ 아이디어~ 후훗~

광장을 둘러보고 주차해놓은 곳으로 돌아가는 길에 부띠끄가 하나 보인다. 간판위에 있는 조형물은 튀지도 않고 잘 어울려 보인다.
우리네는... 저런 거 달기엔 건물에 상점이 너무 많다. 또한 번 부러워지는 그네들의 여유.



우리나라에서 이런 차를 유지할 수 있을까? 부품은 어디서 구하나?
다양성을 인정하는 곳에서 정비하는 사람들은 알아야 할게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의 목적지인 포도주가도를 달리기 위해 일찍 나선다.
그런데 그런 우리의
 부푼 기대와는 달리 넓은 벌판 가득 옥수수 밭이 가득하다.

그새 포도나무를 베어버리고 옥수수를 심었나 싶을 정도로.



하지만 수선을 떨며 걱정을 하다보니 어느새 포도 밭이 보인다.. ㅋㅋ

대로변에서 포도밭을 발견하고 보니, 기쁜마음에 차를 세워 사진도 찍고, 한개씩 맛도 보니 무지 달다.



경적을 울리는 트럭을 쳐다보니 손을 흔드는 아저씨 뒤로 포도를 담아가는 플라스틱 바구니가 트럭 한가득이다.

그러고 보니 저기 한가득 장관을 이루고 있는 밭들이 모두 포도밭이다. 멋져~~~



몽땅 포도밭 포도밭...


포도주가도임을 알리는 표시가 계속 나타난다.



예쁘고 멋지게 지어진 집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안개가 자욱하던 아침과는 달리 화창한 하늘이 프랑스의 좋은 날씨를 자아낸다.
목조 골재로 지어진 예쁜 집들이 즐비한 자그마한 마을, Obernai 들어섰다.


간판이 크지 않으니 인포찾기도 쉽지 않다. 꽁짜 주차장에 차를 대고 겨우 벽에 조그마한 표시를 보고 찾았다.
그런데 점심시간이라고 문이 닫혔다. 아무래도 우리도 예쁜 마을에서 점심을 먹어야 싶다.. 후훗~


인포 벽에는 마을 역사 소개가 붙어있다.


약국간판. 애네들 약국에서는 화장품 및 잡화까지 파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멋지게도 만들어놨다.


사람이 제일 많은 가게가 제일 맛이고 가격도 싸다는 우리의 신념에 따라 크고 손님들이 은근 커다란 멋지고 근사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1
층은 거의 자리가 찼는지 2층으로 올라가라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올라오고 보니 문득 고급스런 분위기에 음식값 걱정이 된다.
역시나 예상대로 값은 좀 비싸지만 확실히 맛은 괜찮은 편이었다.

우리가 들어간 식당은 오른쪽 갈림길로 들어가 첫번째 집이다^^


낛시하는 고양이~


오랜만에 맛보는 달팽이. 가격은 비쌌지만 몇년전 파리 뤽상부르 공원앞에서 맛봤던 것에 비하면 그냥 그런...
그때는 환상적인 맛에 반해 한자리에서 아예 반나절동안 죽치면서 달팽이와 홍합을 먹었었다^^


화장실 남녀표시가 글자가 아닌 그림으로 되어 있다.


비싼 식사비로 떨리는 계산을 하고 부른 배를 소화시킬겸 자그마한 성당에도 잠시 들렸다.


성당이 다 그게 그거라고 하지만, 들어갈 때마다 느끼는 느낌은 항상 새롭다.
또한 숙연한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마음의 평안함도 있기에 결코 시간이 아깝지 않다.


자, 다시 포도주가도로 들어서보자.
물론 이런 '가도'라는 것이 길이 아름답기보다는 중간중간에 있는 마을들이 아름다운 법이지만, 길도 참 아름답다.
계속 포도밭들이 끊이지 않고 길 좌우로 나타난다.


잠깐 주차하고 포도서리 조금 한 곳^^


포도주가도는 고속도로나 큰 길로 이동하면 당연히 안되고 D1Bis 같은 작은 길들로 다녀야 한다.


예쁜 우체국을 놓지지 말라던 Riquewihr에 도착한다. 포도밭이 즐비한 산위로 올라가면서 보니 조그마한 마을이 참 정겹다.


곳은 어느곳 보다도 포도밭 관광지로 개발이 잘되어 있는지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주차장엔 대형 버스들이 즐비하고 중턱 포도밭 사이길을 꼬마 관광 열차가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포도밭 사이사이 의자엔 사람들이 앉아서 전경을 바라보고 포도도 몰래 따먹고 웃음이 한가득하다.
벨기에 번호판을 단 차 한대는 아예 포도밭 뒤에 몰래 대놓고 남녀 몇명이 본격적으로 서리를 하고 있다.
우리 차 소리를 듣더니 얼마나 놀래던지^^
우리도 포도서리에 합세해본다~


날씨 정말 좋다~


우체국을 보자며 들어선 마을은 거리거리 선물을 한아름 들고 가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주차할 공간이 하나 생겨 주차하고 보니 바로 그 유명한 우체국 앞이다.
벽의 그림들이 우측하단의 실제 담쟁이 넝쿨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공동구매한 듯한 획일성의 우리나라 우체국들과는 참 다르지싶다.


사람들이 어디론가 모두 몰려가기에 따라가봤다.
포도를 옮겨 놓는 작업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틈에 가보니 바구니 포도는 색색의 포도로 섞여있다.
종류별로 구분을 안하는건가, 나중에 하는건가? 하긴 포도주들 가운데 주 품종이 하나 정해져있고, 이것저것 섞인 것들도 많이 있으니.
우리가 보기엔 다른 색깔이어도 같은 품종일지도 모르고 -.-


"Fine Wine Office는 이쪽으로~"


뒤로 펼쳐진 동화속 마을이 궁금하지만 여정을 위해 이즈음에서 마음을 접고 길을 나서보자.
산위의 궁전 터에서 마을 전경을 있다는 Kaysersberg에 도착해서 입구에서 사진을 찍고 보니 벌써 오후 4 30.
오늘의 숙소는 캠핑장이고 내일 지인을 떠나 보내야 하니 가능한 일찍 가도록 하는 관계로 아쉽지만 차를 돌려야겠다.


숙소는 ClairVacances 캠핑장.
캠핑장 숙소는 좀 좁은 듯 싶지만 깨끗하고 시설도 잘되어있는 모바일 홈이다.

린넨 대여로가 10유로여서 너무 비싸다 싶어 예정대로 까르프로 가서 사왔다. 앞으로도 쓸 일이 많으니.
하루 일정으로 지친 몸으로 겨우 간단히 쇼핑을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2 요리 파스타와 서리한 포도와 와인으로 간단한 저녁을 해결한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 공항에 들러 환송해줘야 하니 일찍 하루를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