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29. 23:55

Lillehammer, Trondheim - Day 1

어제도 12시가 다 되어 잤는데도 6시가 넘어 눈이 떠진다.
공기가 맑아서인지, 기분이 좋아서인지 달고 개운하게 아주 잘잤다.
이 곳은 인터넷이 안되니 컴퓨터는 내차지. 어제 부터 다시 일기쓰기에 돌입해서 재미가 있다.
눈을 뜨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못다한 지난 수다를 떨어 보자.

한국에서부터 준비해온 열쇠고리를 주인 할머니에게 무엇을 드릴까 고민이다.
아무래도 여자분께는 한복을 입은 여자가 좋겠지?
태권도 소년은 남자분들이 좋아할꺼야.
아무리 작은 선물이라도 주는 마음은 크기만 하다.
오덴세의 주인에게도 주고 올걸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인에 대한 인상으로 지독한 음식 냄새만을 기억하고 있다는게 안타깝다.
내가 외국에 나왔으니 국위선양(?)이라도 해야 하는거 아냐? 라는 의무감(오버?) 비슷한거 생기면서.. ㅎㅎ

선물을 드릴려면 얼굴대면하고 영어로 인사도 짧게 해야하니 준비를 철저히!
방정리도 신경쓰고, 화장도 완변 준비! 헤헤...
막상 할머니를 대하고 보니 몇마디도 다 하진 못했지만,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역시 기분이 좋다.
내 볼에 뺨을 부비시며 고맙다고 안아주신다. 친할머니 같이...

다음 목적지(내일 숙소 드뎌 캠프장으로~)로 가기 전에 어제 못 본 Lillehammer에 가보자.
어제 지나 온 길을 돌아가야 하지만 20Km정도니 충분할 거 같다.
숙소를 나와 산을 내려가는 길도 환상적이다.
골목골목 사진을 찍으며 여유있게 하산!
1994년 동계 올림픽 개최 도시 릴레함메르로 출발~


작고 아기자기한 도시답게 조용하고 한적하다.
그래도 올림픽을 했던 곳이라 인포가 크고 중앙역과 함께쓰는 주차장도 여유 있다.
널널한 주차장이니 어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차를 지킬테니 주차료를 내지 말자고 하고 채티가 Info에 가기로 했다.
주변 사진을 찍고 있자니 한적해서 주차요원도 안올 듯 싶어 안으로 들어갔다.

늘 그렇듯이 아무렇지도 않은 나는 찬찬히 내부 사진도 찍고 밖에 나가 기차역도 찍었다.
차로 돌아와보니 원래 우리 차까지 3대였던 주차장에 2~3대가 더 들어왔다.
모두들 착하게 주차기에 동전을 넣어 주차표를 뽑는다.
나도 배울 듯이 서있다가 물론, 주차기 사진만 찍고 돌아선다.
지루할 즈음 드디어 정보를 한아름 들고 나타났다.
역시 인포는 조용한 마을이 더 좋구나.
어제  오슬로에서 정보 하나 못구하고 고생만 한걸 생각하면 아주 좋은 교훈이다.
나중에 오슬로 관광도 필히 차는 도시 밖에 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도보로 다녀야지 싶다.
여기서도 오슬로 안내책자까지 구할 수 있는데 말이다. 하하...

릴레함메르역에 있는 Info.

이제 이 도시 제일 유명한 스키 점프대 구경을 가볼까?
정보지의 지명을 대충 네비게이션에서 찍어보니 맞는거 같다.
위로 위로 차로 올라 꼬불길들을 지나니 저기 멀리 점프대가 보인다.
아래서만 보기에도 설레인다.

사진찍기 적당한 입구에서 털복숭이 강아지를 또 만났다.
또 곰탱이 강아지네 하며 차에서 내려 how smart~ 하고 칭찬을 건내본다.
주인 아주머니가 좋아하며 자랑을 하신다.
역시 개주인에게 개칭찬을 부모에겐 아이칭찬으로 통하나보다~


다시 올라올라 정상으로 가보자.
오호~ 점프대 시설 안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
산 꼭대기의 전망도 좋고, 성화대도 보이고, 점프대가 환상이다.
밑에서 어떻게 점프를 할 수 있을까 상상하는것 만으로도 가슴이 떨리고 오금이 저려오는걸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리프트를 타면 점프대 꼭대기도 올라갈 수 있고, 밖에는 봅슬레이 시뮬레이터 시설이 있다.
아래에서도 충분히 고소공포증 신호가 오고, 놀이기구는 절대 못타는 관계로 이 정도에서 만족하고 차를 돌린다.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도시... 릴레함메르...
입장료도 없이 잘 구경하고, 기름도 싸게 넣고, 다음 목적지로 가보자.

성화대도 있다.

경기장 입구 문 근처 벽에 음각된 성화봉송 모습. 이런 지나칠 수 없는 모습들이야말로 참 멋지다...

트론헤임으로 출발. 그나저나 디젤차를 리스한 후 기름값이 많이 올라 걱정이 많았었다.
휘발유보다 경유가 더 비싸진다는 소식도 있어서 후회도 됐었는데...
하지만 역시 유럽 디젤차는 정말 연비가 좋은 것 같다.
릴레함메르에서 트론헤임으로 가다가 크루즈 중에 보니 100km 주행에 4.2리터 소요!
이대로라면 무려 연비가 24km/l. 현재 주행가능거리도 1140km로 나온다. 오오~

트론헤임으로 가는 길은 환상 그 자체이다.
기암 절벽과 그 바위 틈을 비집고 올라오는 수많은 나무들. 하긴 이제 시작에 불과할거다.
계속되는 멋진 장관에 카메라를 놓을 수가 없다.

잠깐 휴게소에서 화장실도 들리고 쉬었다 다시 출발할 즈음, 한 녀석이 바이크를 몰고 휴게소에 왔다.
상의는 벗어제친채.
우리가 출발한 후 좀 있다 보니 우리 옆 샛길을 또 달려가고 있다.
사진에선 잘 안보이지만, 왼손에 콜라를 들고 있다^^ 콜라사러 근처 동네에서 온것! ㅋㅋ
웃옷은 안 입어도 헬멧은 반드시 착용해주는 센스!!!

숙소를 나올 때, 멀리 보이던 그 눈 덮힌 산의 눈이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아.. 상상도 할 수 없는 이곳까지 올 수 있음에 감사하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가던중 차들이 여럿 주차된 곳이 보인다.
우리도 차를 세우고 물가 가까이 내려가 작은 다리위에서 물살을 내려다 본다.
멋진 절경에 혼이 빠진 사이, 어느새 물 방향이 바뀌였다.
높은 고지를 찍고 다시 내려오는 길이 되었다.
한편, 좋은 자연을 보니, 반지의 제왕의 배경이었던 뉴질랜드도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거의 해발 1천미터까지 갔었는데 현재는 560m로 나온다. 계속 북상중...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오른편에 점같은 사람하나 보인다^^

냉장고가 있고, 2일 묵을 예정이니 이것저것 사두도록 하자.
길가에 있는 coop에 들려 장을 보니, 그 유명한 Mr.Lee라면이 보인다.
카레맛, 쇠고기맛을 골라 기념으로 맛을 보도록 하자.

오호호. 드디어 저기 우리 숙소 표지판,.Sandmoen이 보인다.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캠프장에 들어서니 information이 문이 닫혀있다. 이런....
방황하는 우리에게 25호라 적혀있는 캐빈앞에 앉아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도움을 주신다.
헌데, 방금전 여기오던 중 길을 잘못들은 motel과 이곳 캠핑장은 리셉션을 같이 사용한다고 가보라고 하신다^^


무사히 우리의 숙소 28호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아까 만나뵌 할아버지 할머니 캐빈처럼 넓지는 않지만 둘이 지내기엔 안성맞춤이다.
우선 샤워도 하고 짐정리릴 대충 끝낸 후...
9시가 넘어가도 해는 중천에 떠있다. 밤마실을 트론헤임으로 나가기로 했다.

여기 도시의 밤마실은 역시 좋다.
주차 걱정 않해도 되고, 한적하고, 환해서 다보이고...
나와보니 나오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현재 위치는 노르웨이의 3번째 도시인, Trondheim.
997년 바이킹의 왕 Olav Tryggvason이 fjord로 들어와 Nidaros라는 도시를 세우게 되는데,
이로써 이 곳이 1000년된 첫번째 노르웨이의 수도가 되었으며,
우리 일정 중에는 최고의 북단이라 할 수 있다.
이 곳은 또한 피오르 관광이 시작되는 노르웨의 서북쪽의 풍경 중 하나를 볼 수 있으며
아름다운 관광지로 기대가 크다.

오랜 역사와 현대가 잘 어울려진 도시 풍경은 역시 다양한 문화의 자연스런 조화의 색이 보인다.
오래된 요새 성벽 터인 Kristiansten Fortress에는 음식점이 들어서있고, 12시까지 장사를 한다고 한다.
성벽 밖에는 젊은이들이 잔지에 앉아 술을 마시며 대화가 한참이다.
공원에서는 키가 큰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고 곳곳에 자리를 펴고 술을 마신다.
길을 걸어다니는 사람들도 종종 술병을 든 손을 볼 수가 있다.

성벽에서 내려다보는 트론헤임.

우리가 성벽 밖으로 걸어나오자 성안 건물이 우리를 빼꼼히 쳐다본다^^

10시가 넘어도 전혀 늦은 듯 보이지 않으니 이 도시가 안전한건가?
태양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지, 어둡고 위험한 이 늦은 시간도 안전하게 만들어 버리니 말이다~
일요일에는 수퍼에서 술을 팔지않는다는 노르웨이.
평일에 이렇게 많이 먹어대니 일요일 하루만은 성스럽게 지키자는걸까?^^
세븐 일레븐도 보이고, 문을 연 가게들도 아직 보인다.
차가 별로 없기는 하지만 좁은 시내 길을 쌩쌩 달리고 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속도를 낸다.
늦은 시간이기도 하긴 하겠지만, 중부유럽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느낌이다.

국왕의 대관식을 치룬다는 성당인 Nidaros Cathedral과 Archbishop's Palace등은 외관만을 보자.
성당 뒤의 주위는 무덤가로 뺑 둘러 있다.
공원같이 잘 정리된 이 곳도 공동 묘지인건데, 생각해보니 우리가 11시가 넘어 묘지에 온 것이다^^


오래된 다리인 Old Town Bridge를 보러 가자.
이 곳이 바로 홍보 책자에 나오던 물가위의 집들이 있는 곳이구나.
다리도 예쁘지만 강가의 집들, 수상까페들이 그림같이 펼쳐저 있다.
원색의 수상 전통 가옥이 잔잔한 강물에 비쳐서 2집을 거꾸로 붙여놓은 듯 하다.
어떻게 저렇게 까지 똑같이 반사가 될까.. 너무나도 예쁘다...
힘들긴했지만 이 곳까지 걸어온 보람을 느낀다.

이 간판을 보는 순간, 누가 개발자 아니랄까봐 채티는 3D 엔진 겜브리오가 생각났다는... -.-

이건 완전 데칼코마니다. 절대 뽀샵 아님!

시내로 들어온다.
이곳저곳 다니기에 한적해서 참 좋다. 다니던 중 본 간판. 간판보는 재미도 쏠쏠~

Church Ruins, Var Frue Kirke [Church] 등을 지나 조금 더 걸어서,
인포의 아줌마, "Go'dagen"(good day) 아줌마 동상까지 보고 밤마실을 접고 집으로 들어가자.


유럽에서 자동차 여행시 조심할 점이, 주차시 차 내부에 물건을 두지 말라는 건데 아예 그런 표지만이 주차장에 있다.
문구가 제법 겁나게 한다. "도둑이 차를 비우기 전에 미리 비워두세요^^"

트론하임에서 피오르를 감상할 수 있다는 Skansen 근처로 가보자.
그런데 이런... 주변에 공사 중으로 접근을 할 수가 없다.
뱅글뱅글 주변을 돌다가 내일을 기약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벌써 새벽 1시 30분.
이제서야 진짜 밤처럼 창밖이 어두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