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ntic Road, Golden Route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가 정해진 오늘은 서둘러 떠나보자.
기적적인 6시 기상(매트를 바닥에 깔고 잤더니 불편했는지 땡 깨어났다), 7시 30분 출발!
체크아웃을 못하려나 걱정이 무색하게 인포에서는 아침식사를 하는 손님들도 보인다.
어째뜬 순조로운 출발~ 시작이 좋다.
오늘은 More og Romsdal이라 불려지는 Norway Fjord의 시작부터 둘러보게 된다.
노르웨이는 고속도로 통행료가 대부분 무료라지만 오늘 우리가 갈 곳들은 많은 toll비를 자주 요구하게 된다.
유명관광지여서 그런기도 할테고, 절경이 좋을 수록 길을 내기가 힘들어서 였겠다 싶다.
첫번째 toll gate 도착! 앗, 이런 너무 일러서인지 돈받는 사람이 없다.
한 쪽 AutoPASS gate는 pass를 산 차들이 씽씽 지나가지만, manual에 서있는 차는 우리 뿐.
16Kr를 내라고 하는데 동전이 없다. 잔돈도 거슬러 줄 수 없다는 문구와 함께...
수수료를 감암해도 잔돈 4크로네보단 낫겠다며 카드로 계산 -.-
어쨌든 녹색불이 들어온 것을 보고 안심하며 어리버리 통과.
길을 지나다가 갑자기 뭔가를 지나친것 같다. 순록이다!
순록을 조심하라는 표지는 여태껏 많이 봤어도 실제로 순록을 본 것은 오늘이 처음.
중부 내륙을 통과하는 표지판의 순록보다 여기 표지판의 순록이 훨씬 날씬해졌다는 말을 하려는 찰라,
키가 나보다 훨씬 크고 멋진 녀석이 우리 차 옆을 달리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급 정차를 해서,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으러 후진을 하니 산속으로 숨어버린다.
덩치가 저렇게 좋은 녀석이 풀만 먹고 사려니 겁이 무척이나 많은가 보다.
아쉽지만 직접 본 순록 덕에 설레이는 마음이 훨씬 들떠진다.
돌아와 생각하니 그 녀석이 갑자기 우리차로 뛰어나오지 않아 얼마나 감사한지.
큰 사고가 날 뻔 한 것이 아닌가.
E39 도로를 계속달려 세 개의 Fjord가 한 곳으로 합쳐 진다는 Halsa에 도착했다.
너무나 넓은 곳이어서 실감은 잘 안나지만, 잔잔한 물, 예쁜 집들, 멀리 하얀 산과 폭포 줄기들...
가슴이 설렌다... 드디어 시작인가 보다...
우리는 계속 Alesund 방향으로~
차를 배에 선적하기 위해 와보니 대여섯대의 차들이 먼저 와 줄을 서있다.
우리도 줄을 저야 하나 싶으나 그냥 지나치는 앞차를 따라가 물어보니 배안에서 사면 된단다.
다시 먼저 온 차들 뒤로 차를 댄 후, 슈퍼에서 빵을 사서 간단한 점심을 때워 보자.
아침도 어제 저녁에 싸놓은 샌드위치로 간단히 때우고 보니 따끈한 빵 또한 꿀맛이다.
저기 멀리서 느릿이 오는 배가 우리가 타야 하는 배다.
처음에 봤을때는 오는가 가는가가 궁금할 정도였지만 우리가 탈 배가 맞다.
덴마크에서 스웨덴으로 넘어갈 때 탓던 배보다는 훨씬 작은 배이지만, 역시 차를 실어나르는 Ferry.
역시나 배 앞머리를 올리고 차들이 쏟아져 나온다.
적당한 타이밍으로 배를 승선하니 한 형광색 옷 입은 아저씨가 배 값을 받으러 차마다 다니신다.
돈을 내니 영수증과 하선 할 때 돌려낼 표도 주신다.
배에 올라 잠시 사진을 찍고 놀다 보니 벌써 정확히 20분이 지나고 내려야 한다.
Kanestraum에서 다리와 터널을 건너 Tingvoll 섬도 지나고
또 Ferry를 타고 Kristiansund로,
또 Ferry를 타고 Bremsnes까지 또 20분.
Bremsnes에서 배를 내리고 보니 갑자기 뚝 끊긴 듯한 다리가 보인다.
앗! 저거 뭐지 하는 순간, 이 곳이 바로 가장 기대하던 The Atlantic Ocean Road.
이 곳이 윈스톰 CF에 나올 때만 해도 워낙 운전을 좋아하는 채티도 여기 올 수 있을 거라는 상상은 해보지도 않았는데...
그 어느 곳과도 다른 독특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할 말을 잃는다.
TV 광고에서 처럼 파도가 세지도 않고 오히려 바다라고 상상할 수 없는 호수같이 잔잔한 북해에 놀라울 뿐이다.
비바람 몰아치는 사나운 날씨에 폭풍우와 높은 파도 속의 CF는 역시 CF일 뿐이다^^
감상에 젖어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뒤에서 망사 옷을 입고 자전거를 탄 아저씨가 온다.
푸핫 완전 코미디...
하지만 이내, 이들의 무한한 자유로움에 찬사를 보낸다.
매일 같은 옷 입는다고 할머니들 성화에, 옷도 맘대로 못입는다고 푸념하시던 아빠 생각이 났다.
그리고 이 먼길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갈지 그들의 체력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과연 CF에서와 같은 그런 파도가 칠 수 있기는 한걸까 싶을 정도로 고요하다.
멀리 그 다리가 보인다.
너무나 고요한 분위기.
차들이 모여있는 휴게소는 전망이 좋다는 생각에 차를 대고 보니 이 곳은 작은 선착장도 있다.
Haholmen이라는 작은 섬의 호텔 휴양지 같은 곳으로 떠나는 배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정말 꿈의 휴양지일 거 같다.
우리도 다음에 와서는 이 곳의 숙소에서 묵어보는 건 어떨까?
여기 말로, Atlanterhavsvegen.
섬과 다리를 이어가며 바다 한가운데를 달리는 이 시원함은 머라 표현해도 부족하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살짝 피곤이 몰려온다~
Molde에서 해저터널을 지나고 Solsnes에서 Afarnes까지 Ferry로 건너 Andalsnes으로 가자.
이제 그 유명한 오늘의 하일라이트 Golden Route를 통과하게 되는 것이다.
Trollstigen 이정표를 따라 굽이 굽이 높은 산과 가파른 절벽 새하얀 눈과 엄청난 폭포수.
눈이 부실 정도로 맑은 햇살과 16도에서 25도 사이의 더운 날씨에도 여전히 녹지않는 내 발앞의 눈들...
직접보아도 현실로 믿어지지 않는 별천지와도 같은 장관이 이어진다.
Norddal 방향의 Rauma 도로에서 네비게이션에 보이는 길이 지그재그 계곡 길.
참으로 희한하게도 나있다.
곳곳에 관광객들은 차를 세우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거대한 빙하의 흔적이 남긴 뚜렷한 U자형 계곡.
너무나 시끄러워 차를 타고 지나갈때면 깜짝 놀래키기까지 하는 폭포의 소리. 세찬 물줄기의 폭포수...
정상에 올라와 보니 장관이다. 세찬 바람까지 불어 머리가 띵할 정도로 넋을 잃는다~
스키를 매고, 신고 산으로 올라가는 몇 몇의 스키어들을 보니 부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정상을 내려오는 길에 쌓은 눈의 높이를 보니 그 세월을 짐작할 수가 없다.
나도 나보다 키가 큰 눈 옆에서 사진 한 장.
오늘이 여태 본 노르웨이관광의 최고 였는데, 내일 갈 곳은 어떠할까 벌써부터 설렌다.
오늘 본 풍경중 최고! 정말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산, 바다, 숲 그리고 Fjord의 아래와 위를 골고루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오늘의 코스는 끝이 났다.
오늘은 좀 일찍 숙소를 찾아 가보자.
기적같이 마지막으로 배를 타고 문이 닫히는 경험을 하고 나니 오늘 하루도 완벽하다~
아름다운 Valldal 언덕을 지나 Linge에서 Ferry로 15분을 타고 Norddal에서 배에서 내리고, 다시 Eidsdal에 있는
오늘의 숙소 Rønneberg Gard로 가보자.
굽이굽이 산골을 들어와 숙소를 찾는데 약간의 망설임은 있었지만 이 정도면 성공이다.
지난 번 B&B 보다 외부 경관이 아기자기 하지는 않지만, 내부는 훨씬 넓고 오래된 훌륭한 독채다.
주인 아주머니를 닮은 젋은 여자의 사진이나 그림이 걸린 걸 보니 젋으셨을때 모습일까?
많은 살림살이 세간살이 정감어린 오랜 손때와 세월이 느껴지는 집이다.
지난 세월, 손수 가꾸시고 다듬어오신 사시던 집을 내주신 것 같단 생각도 든다.
역시 비수기에 오니 이렇게 큰 곳도 우리만 쓰게 되는거 같다.
made in Korea의 Samyang Ramyun Spicy(^^)를 끓여보자.
스웨덴에서 사온 새우와 그 국물을 좀 더 넣어 보니, 입맛에 맛다.
역시, 이 곳에서 시판되고 있는 라면은 스낵용으로 현지인 입맛에 맞춘건 가보다.
하여튼 미스터리의 미스테리한 라면 보다는 훨씬 나은것 같다~
스웨덴에서 사온 소시지 구이와 스메쉬 감자 도시락도 렌즈에 데우고 저녁이 훌륭하다.
맛있게 저녁을 먹을 수 있으니 감사하다.
씻고 나와 긴 쇼파에 누워 쉬고 있자니, 갈수록 이 집이 매력적인거 같다.
예전에 외화를 볼 때면 세월을 간직하는 그들의 인테리어가 부럽곤 했는데,
다시 보니 이 집이 바로 그런 집이 었던 것이다.
통나무 벽 빼곡히 어릴적 사진부터 추억의 물건들이 가득하다.
작고 소박하지만 곳곳에 놓인 조명들과 촛불들은 마음까지 따스한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남이 쓰던 흔적의 물건에서도 불결함이 아닌 친근함을 느낄 수 있는 건 무얼까...
오래된 것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이 곳 사람들의 습관을 벌써 습득하게 되어가는걸까?
서울에 돌아가도 이런 집으로 꾸밀 수 있을까?
깨끗하고 깔끔하고 새 것을 좋아하는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 사이에서 말이다...
먼저, 무언가 들어야할 편견의 말들을 극복할 용기를 준비해 가야 할 것이다.
Fjord란 오랜 옛날 빙하가 깎고 지나간 협곡에 바닷물이 들어와 찬 것으로
노르웨이 전국에 분포돼 있으나 특히 Geiranger부근에 절경이 많이 있다고 한다.
내일도 멋진 장관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