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redal, Gudvangen, Stalheim, Vik

사실 일찍 일어나게 되면 8시에 Gudvangen으로 가서 어제 못탄 2시간 짜리 유람선을 탈 계획이었지만 우리에겐 내일이 또 있다.
늦게 일어난 오늘은 여유있게 근처 마을을 돌아보기로 하자.
우선 Undredal에 있는 오래된 교회 Undredal Kyrkje를 보자.
나름 유명 관광지인가보다. 우리앞에 세명이 탄 자가용이 한 대 오고 이내 곧 관광버스에서 사람들을 내려준다.
교회 입구 작은 집에서는 전통의상을 입으신 할머니가 뜨게질을 하고 계시면서 반갑게 사람들을 맞으신다.
교회는 입장료를 내야하는 하얗게 칠해진 나무(white clapboard sidings)로 만들어진 소박한 외형을 가지고 있었다.
1147년에 지어진 이래 40개의 좌석 만을 가진 Scandinavia에서 가장 작은 교회이다.
단체로 가득 찬 작은 교회를 보기 힘들지 싶어(입장료도 내야한다 ㅠㅠ) 우린 그냥 근처 마을을 보기로 했다.
계곡의 폭포를 따라 내려가니 그림 같은 호수가 역시나 있고 그 곳에선 카약이나 보트를 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마침 Fjord sapari를 떠나는 사람들이 보인다.
낚시나 기타 시설을 조금 갖춘 이 마을은 그 저 잠시 머무는 관광객을 위한 아주 작고 조용한 마을이었다.
내일 카우팡거를 가기위해 배를 타러 오게 될 구드방겐을 미리 답사해보자~
구드방겐은 플롬보다도 더 작은 마을로 피오르드 유람을 위해 존재하는 듯 보였다.
그래도 물론 멋지고 큰 볼만한 폭포하나는 있다~
주변엔 마을이라 보기엔 캠프장이 큰 자리를 잡고 있고, 구드방겐 선착장에 호텔과 식당과 상점이 자리한다.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니 한국말이 들린다. 패키지로 온 분들인가 싶다.
선착장 주변 시설물들의 지붕도 잔디를 심어놨는데, 큰 건물위에서 한 아저씨가 잔디에 물을 주고 계신다.
저절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군. 관리하시는거였다고.
여기저기 놓인 troll 인형과 바이킹 아저씨들 사진도 찍고 내일 탈 뱃시간도 다시한번 더 확인하자.
다음은 Stalheimskleiva(Naeroy Valley)를 보러 가자.
Stalheim과 Voss 사이의 길은 UNESCO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에 올라있다고 한다.
1842년에서 1846년 사이에 만들어진 이 길은 13개나 되는 헤어핀을 가지고 있다.
입구에 엄마와 아이가 손을 잡고 자전거 옆에 서 있고 Voss라고 쓴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서 Voss까지 자전거로 간단 말인가?^^
스탈헤임으로 가는 길은 우리가 여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최고로 좁은 계곡 사이의 급경사 꼬불길이다.
지나는 차도 거의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마주오는 차도 한 대도 보지 못했다.
보조석에 앉은 채로도 긴장감을 놓지못하던 중 기암의 절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언덕 즈음에 거의 올라오니 한 아저씨가 사진을 찍고 계신다.
우리도 곁에 차를 대고 엄청난 꼬불길의 향연을 찍어보자.
우리가 이 길을 올라오다니 스스로도 장하다~ ㅎㅎ
돌아내려가기엔 너무 급경사인 이 길을 뒤로하고 뒤로 나있는 큰길을 찾아보자.
역시나 지나 가다보니 스탈헤임 호텔 앞에는 몇 대의 버스들과 관광객들이 전망이 좋다며 구경을 하고 있다.
정말 멋진 곳을 못보고도 이 곳이 전부일거라 생각하고 갈 이들이 안타깝다.
하지만 모두가 도전하기엔 좀 위험한 길이겠다.
버스는 아마 탈 수 없을 것도 같다.
단체들이 보는 곳에서 따라서 한 컷. 올라온 길에 비하면 정말 별루다-.-
Vik으로 가기전 어제 싸 놓은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할 좋은 곳을 찾아보자.
스탈헤임에서는 마땅한 곳을 못찾아서 큰 길가 옆 휴게소 표시가 나오니 들어가봐야 겠다.
잔잔한 호수를 끼고 푸르르게 자리한 조그마한 시골 마을안으로 들어가서 커다란 나무 밑 호수앞에 차를 세웠다.
차문을 열어놓고 점심을 먹다보니 창문 위로 왕따시만한 개미들이 똑똑 떨어진다.
배가 찰 무렵, 냄새를 맡고 찾아오는 불청객들도 한 둘 늘어간다.
휴게소에서 테이블을 나무 밑에 안 만드는 이유가 벌레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배도 채웠으니 서둘러 Vik으로 출발해보자.
차선도 없는 호수옆 꼬불길 앞에 우체부 아저씨 차가 집집마다 앞에 놓인 우체통에 들리신다.
우체통을 우체국에서 제공한건지 같은 디자인으로 예쁘게 장식이 되어있다.
호수 반대편 마을 끝으로 나와 보니, 마을이 무척 예쁘다.
Vinje에서 Voss로 가지않고 Vik으로 갈 길을 재촉하며 커브를 도는 순간 길을 통제하고 있다.
우리 앞에 차가 한 대 기다리고 있다(사진에는 짤렸는데 나중에 보니 네덜란드에서 온 이 차는 아주 심통 고약한 할아버지 차였다~).
요즈음의 노르웨이는 곳곳에서 여러 공사로 길을 통제하는 곳을 많이 볼 수 있다.
기존에 있던 도로들도 워낙 길이 험한 경우 터널을 뚫거나 좁다란 길을 넓히는 등과 같은 도로 공사가 대부분이다.
매번 아무 불평없이 기다리는 사람들을 볼 때면 대단한것 같고 느긋하게 대처하는 공사 관련자들도 신기하다.
이번에는 25분 정도 기다리라는 공사현장의 아저씨 말씀이 있으셨다.
우리 앞에 1등으로 오신 네델란드 할아버지와 우리차에게만 특별히 말씀해주셨다.
아무래도 여기 사람들은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고 잘 기다리기 때문일까?
어째든 네델란드 할아버지만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맘편히 시동도 끄고 쉬는 거 같다.
우리도 Vik을 포기해야 하나 살짝 고민하다가 기다려보기로 했다.
결국 막힌 도로는 30분이 넘어서야 통과할 수 있었다.
이 곳도 터널 공사가 한 창이다.
이 터널이 뚤리면 아름다운 이 거리도 잊혀질 지 모르겠다.
심하게 불평하는 듯 보이던 할아버지는 의외로 빨리 달리지를 않으신다..
뒷 차의 추월도 방해해가며(!!!) 가운데 차선으로 천천히 가시는 것이 아닌가.
대략 난감하며 이해 안되는 시츄에이션~
그냥 우리는 웃으며 천천히 좋은 구경 보고 가자며 뒤로 쳐져서 여유있게 가기로 했다. 다른 차들은 방해를 피해가며 열심히 추월~
예상대로 곳곳에 흰 눈이 쌓인 높은 산 사이로 멋진 절벽과 풍성한 폭포와 멋진 길들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이제 이런 헤어핀은 그냥 그러려니 한다~
눈이 녹으며 물이 쏟아지는 곳들이 종종 보인다.
한 부부가 길가 한 편에 차를 대고 그 위 언덕에 의자를 펴고 일광욕을 하며 책을 읽는다.
어디서든 마음에 드는 곳이 그들의 쉼터이고 자유로운 공간이다.
Sogn og Fjordane fylke가 시작되는 Vik kommune 표지판이 보인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겨울의 나라가 시작된다~
사방이 흰 눈산이고, 호수에는 덮힌 눈이 균열이 가고, 그 사이 곳곳에 옥빛 호수 물을 만날 수가 있다.
이 멋진 길을 보기위해 사람들은 Vik을 찾지않을까 싶을 정도다.
눈 덮인 사잇길로 차를 대고 사진을 찍어보자.
반팔을 입은 채티가 자기보다 훨씬 높은 눈 옆에서 뛰어본다^^
여름에 눈이 온 것처럼, 겨울에 더운 것처럼 우리는 신나고 이상한 나라에 와 있다~
요스테달 빙하(Jostedalsbreen)을 등에 두고 송네 피요르의 최고의 전망을 볼 수 있는 Storesvingen에 자리잡은
Storesvingen Fjellstove라는 Panoramacafe에 들려 커피를 한 잔 하자.
비록 커피잔은 제공되지만 자판기 커피를 내 손으로 눌러 마시는데도 꾀나 비싼 값을 낸다.
하지만 멋진 전망을 보며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니 이 보다 좋을 수는 없다.
이 곳의 전망을 보기위해 이 마을을 찾아오는가 보다.
카페 벽에 붙은 설명서가 적힌 프린트를 보자니 옛날 도트 프린드 생각이 난다.
우리도 예전에는 글자 형태 키우며 변형시키는 장식을 꾀나 좋아하기도 했다.
어느새 세월이 빨리도 변해 이제는 한국에서는 못 볼 거다.
돈들여 카페에 왔으니 화장실에 들려보자.
앗 이런 5크로네를 내야 열리는 자동문이다.
아주머니가 직접와서 설명해주시고 열어주시니 들어갈 수 밖에 없겠다. 흐흐 아까운 10크로네 ㅠㅠ...
멋진 교회가 두개나 있는 마을 안으로 들어가보자.
마을의 정보도 얻을 겸 길가를 걸어가는 유니폼입은 사람들에게 인포를 물으니 아마도 이 마을엔 없을거란다.
인포가 없는 마을도 있구나... 황당함을 뒤로하고 교회를 찾아보자.
이 곳도 멋진 피오르를 끼고 있는 마을 답게 바다 풍경도 역시 멋지다.
그래도 우리는 교회를 보기위해 차를 돌리자.
아뿔사! 특이한 형태의 멋진 목조 교회는 한참 공사 중이여서 나무 건축 자재로 둘러쌓여 있다.
덕분에 45크로네나 하는 입장료를 안내고 가까이 들어가 보지만 어차피 내부는 볼 수 없고 외관의 나무 재질을 가까이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전체 사진은 홍보 사진을 찍는걸로 대신하자.
정문에 조각된 세밀한 장식이 특이하다.
돌로 만들어진 이 교회도 문이 잠겨 교회 내부는 볼 수 없었다.
밖의 외관은 노르웨이에서 보아온 교회의 형식으로는 특별하게 독특한 외형이다.
돌아가는 발걸음은 조금 더 가볍다.
보통 한국에서는 등산을 할 때도 같은 길을 다니기 싫어 하산 시에는 다른 코스를 잡기 마련인데,
이 곳에서는 같은 길을 여러 번 가도 새롭고 재미있기만 하다.
워낙에 거대한 규모의 산들과 절벽이어서 일까?
몇 번을 가도 지루하지 않고 다시 돌아가는 길이 즐겁기만 하다.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산악 열차 플럼선을 타기 위해 서둘러 돌아가자.
플롬에서 미르달(Myrdal)까지 오고 가려면 2시간이 걸린다.
저녁 7시 45분 기차를 타기 위해 우선 표를 끊고 저녁을 먹기로 했다.
표를 사고 보니 여유있는 일정기간 중 아무때나 탈 수 있다.
어제 왔을 때 사둘 걸 그랬네 싶다.
어쨌든 숙소에 들려 급하게 라면을 끓여 먹고 다시 기차역으로 가자.
2크로네도 안되는 현지 라면을 끓여보니 비싼 Mr.Lee라면과 별반 차이가 나지않는다.
이제는 익숙한 듯 채티는 고추장과 캐비어와 비벼서 맛있게 먹고 나는 그 느끼함도 어느정도 괜찮은 듯 싶다.
플롬 열차(The Flam Raiway, Flamsbana)는 노르웨이에서도 유명한 곳(Norway in a nutshell 코스중 하나)이라 그런지,
표 값이 두 사람 왕복에 620크로네나 한다.
어쨌든 추천된 코스이고 자동차로는 절대 갈 수 없는 길로 간다니 기대가 된다.
유럽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열차로 Flam에서 Myrdal까지 가는 데는 20개의 터널을 통과한다고 한다.
기차는 가파른 산길을 톱니도 없이 잘도 올라간다.
중간에 있는 작은 역들은 계절과 시즌에 따라 정차를 하기도 지나치기도 한다.
기차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기존에 차로 이동하면서 보아왔던 멋진 절경과 비슷한 듯 보였다.
하지만 Kjosfossen앞에서 기차가 정차할 때는 물 범벅이 되면서도 폭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
보통 여기서 춤추는 알바 아가씨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없었다. 비수기라 그런지 아니면 시간이 늦어서 퇴근한건지^^
계속 달리고, 또 달리고...
드디어 미르달 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오슬로까지 다시 기차를 갈아타고 계속 갈수도 있다.
다시 내려오면서 보니 멋진 폭포와 길이 보인다. 저기를 차로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려나...
2시간이나 타고 내려와서 보니 기차역 시계가 10시가 다 되어간다.
가격대 성능비를 생각할 때, 자동차 여행자가 꼭 선택해야 할 필 수 코스인가는 조금 의문이 들었다.
차로 다니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풍경들이 아닌가 하는...
물론 타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