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구드방겐으로 가서 어제 포기한 두시간 짜리 배를 타고 내로이 피요르(Naeroyfjord)를 경험하며 카우팡거로 떠나보자.
어제 본 한국 단체 관광객들은 간밤에 이 곳에서 쉬었는지 Gudvangen Fjordtell에서 짐을 싸서 나온다.
오늘 타게 되는 관광 페리는 아침 8시에 타서 두 시간 동안이나 타는 항로이다.
이 항로는 Nutshell 관광에도 포함되어 있는 송네 피요르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좁은 Naeroyfjord를 거치게 된다고 한다.
바다라고는 느낄 수 없이 호수처럼 잔잔한 물위에는 데칼코마니를 만들어 놓은 듯 풍경이 이어진다.
중국인들 단체와 서양인 몇명 그리고 우리.
단체가 있어 배가 복잡하면 어쩌나 우려한 것과는 달리 배에는 여유가 있다.
버스도 실고 다닌는 큰 배여서인지 흔들림 하나 없이 아주 안정적이다.
얼핏 보기에는 촌스러워 보이는 행세의 중국인들 관광객들은 나름대로 메이커 일색이다.
뱃머리에서 기체조 같은 것을 하고 계시는 할머니, 서양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할아버지,
캠코더와 디카로 영상과 사진을 담아내는 많은 사람들...
그 동안에 시끄러운 느낌만을 주던 중국인 단체들과는 조금 다르기도 한 듯 하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이라도, 두시간은 추위를 견디기에는 이 아침 역시 추운감이 있다.
차에 내려가서 30분 정도 쉬었다가 가니 추위로 얼은 몸이 개운하게 풀린다.
배에서 내려 오래된 교회 Stavkyrkie(Kaupanger Stave Church)로 가보자.
입구에서 여기가 맞나 얼쩡이는데, 배에서 함께 내린 차가 자신있게 들어간다.
배에서 사진을 함께 찍으며 대화를 나누었던 할아버지 두 분에 할머니 한 분의 차다.
따라 들어가니 전통복 느낌의 유니폼을 입은 키 큰 젊은 아가씨가 안내를 한다.
학생표가 1개밖에 남지를 않았다며 한장은 그룹표로 준다.
우리가 학생으로 보이는건지, 할머니 할아버지 일행으로 알고 해주는건진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어려보이는 듯 해 기분이 좋다^^
지금까지 스타브 교회를 몇 번 봤지만, 내부를 이렇게 자세히 보는 건 오늘이 처음이다.
배를 거꾸로 한 모양으로 된 교회의 내부는 아담하고 오래된 내음이 났다.
소박하지만 무척이나 자랑스레 보전하고 귀하게 여기는 듯 가이드의 설명에 정성이 묻어 난다.
어르신들과 함께 영어 가이드를 받고 내부 사진도 찍었다.
배에서도 내내 서서 사진찍고 말씀하시더니, 교회에서도 진지하고 즐겁게 질문이 오간다.
하여튼 정말 체력이 대단하시다.
나는 배에서 꽁꽁 동여싸매도 추워서 따끈한 커피로 몸을 녹였는데, 할머니는 샌달에 할아버지는 반바지 차림이시다.
얼핏 70정도로 되어보이시는데, 진짜 나이가 궁굼했다.
어떻게 저렇게 정정하신건지.
본의아니게 자세한 설명까지 듣고나니 40분도 더 지났다.
다음 목적지인 Gaupne로 가서 1647년에 지어진 또 다른 교회 Gaupne Gamle Kyrkje 하나를 더 보도록 하자.
헉. 6월 28일에 오픈 한단다-.- 소박한 나무 교회의 외관과 주변 무덤의 풍경만을 담자.
원래는 가장 유명하다는 Urnes에 있는 교회도 볼까 했지만 또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포기하기로 한다.
스타브 교회의 내부까지 자세히 봐서 어느 정도 우리의 갈증은 풀렸기도 하고, 오늘은 갈 길이 멀다.
Gaupne에서 Lom까지의 멋진 사이 길 55번은 길에 관광 표시가 붙어 있다.
북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을 통과하고 노르웨이의 첫번째 National Scenic Route이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전거 경로중에 하나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산과 개울과 아기자기한 드라이브 코스가 이어진다.
55번에서 어느새 604번으로 갈아타고 잘 가고 있나 망설이는 사이 Gjerde에 있는 니가드 빙하(Nigardsbreen) 표지가 나온다.
핫! 저기 멀리서도 니가드 빙하의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빙하자락이 보인다.
어느새 요스테달 빙하 국립공원(Jostedalsbreen Nasjonalpark)로 들어온 것이다.
관광도 식후경이지만 우선 무료로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다는 센타에 들려보자^^
바이킹 족의 모자같은 형태의 Nigardsbreen Breheimsenteret 건물은 현대식으로 잘 지어져있었다.
드디어 나머지 숙소도 예약(!) 완료하고 메일도 확인하느라 고픈 배를 참고 인터넷을 한지 어느새 두시간이 흘렀다.
센터 근처에서는 먹을 곳이 없으니 식사하러 빙하쪽으로 가보자~
역시나 땡볕 아래 지붕없는 테이블이 놓여있다.
우리도 여기 사람들처럼 테이블 보를 깔고 점심을 먹기로 하자.
이렇게 멋진 빙하 앞에서 즉석으로 만들어 먹는 샌드위치 맛이 기가 막히다.
우리보다 더 거하게 차려먹는 다른 팀도 합세를 한다.
빙하는 정말 하늘색 옥빛의 푸른 빛을 띄고 있다.
오랜 세월 쌓이고 녹기를 반복해 단단히 빙벽으로 변하면서 색이 진해지는걸까?
산위에 쌓인 흰 눈의 색이 변했다고는 믿어지지가 않는다.
햇볕은 쨍쨍하고 온도도 28,9도를 육박하고 주변엔 푸르른 나무와 잔디가 무성한데 저 빙하는 어떻게 녹지를 않는걸까 너무나도 궁금하다.
푸른 빙하 앞의 옥빛 호수에는 작은 배 한 척이 놓여있다.
아이젠을 들고 빙벽을 등반하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르지만
등산화도 없이 바람 숭숭난 여름 운동화를 신은 우리는 그저 아쉬움을 삼킬 뿐이다.
나오는 길에 또 작은 호수...
거대한 빙하덕에 여기서도 바로 빙하 밑에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빨간 조각배는 연출일까 싶게 잘 어울린다.
고기를 구워 파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어느새 장사를 파하려는 지 벌써 짐을 정리한다.
역시 이 곳 사람들 짧게 일한다^^
나는 눈도 뜰 수 없게 화창한 이런 날이지만, 모두들 햇살을 사랑한다.
수영복 차림의 어린 아이들, 거의 옷을 벗어 재낀 아저씨들...
채티도 오늘은 민소매 옷을 입었다~
길 곳곳엔 여전히 폭포가 우릴 반긴다^^
다시 55번 도로를 타며 관광도로를 즐겨보자.
차도 오르기 가파른 길을 자전거들이 다닌다. 워낙에도 자전거를 많이들 타는 것도 같지만 선수같은 사람들도 보인다.
오늘은 크로스 컨트리 스키 연습용인 것처럼 보이는 바퀴 달린 스키를 타는 사람도 보았다.
나는 걷기도 힘들거 같은데 이 더위에 정말 대단하다.
여름에서 갑자기 겨울로 시간이동을 한 듯 이 곳은 온통 눈 산이다.
1320m를 올라오니 여기 온도는 16도까지 내려가고 양쪽 창문을 열고 달리자니 오한이 난다.
스키장 표시가 나오고 길도 없는 듯한 곳을 몇몇 스키어들이 스키를 타고 내려간다.
아 멋져~ 우리도 이런 자연 설에서 타고 싶다. 부럽다...
차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일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서일까 유난히 눈이 하얗다.
1434m의 고도 표시도 찍었으니 Sognefjellsvegen을 거의 다 경험한 걸로 보고 이제 돌아 내려가 보자.
국립관광도로인 이 길은 Luster와 Lom 사이의 Sognefjell mountain을 통과하는 55번 도로이다.
대 자연을 만끽하기에 충분한 Jotunheimen 국립공원의 거대함은 깨끗한 공기와 넓은 시야로 보고있는 우리까지 하얗게 할 것만 같다.
가장 높은 산 2405m의 Skagastolstindane을 비롯해 2069m의 Fanaraken과 2203m의 Austabotntindane를 볼 수 있다.
차가 없어 이 곳에 못오게 된다면 노르웨이의 핵심의 하나를 놓치는 것이 될 것 같다.
인적인 드믄 이 곳에 잘디자인 된 건물로 깨끗하게 유지되는 화장실과 전망대는 또 다른 감동이다.
국립공원에 입장료도 없지만 시설은 완벽하게 관리 보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곳곳에서 받는다.
이 높은 곳, 인적 뜸한 곳에 있는 이 화장실에서 청결은 물론이고 온수까지 나온다!
주위 봉우리들.
봉우리 이름을 알고 싶으면 이걸 사용하면 된다.
유리판을 해당 봉우리로 맞추면 아래 이름이 나온다. 주위 높은 산들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아주 단순한 장치^^
플롬에 있는 숙소로 가려면 오던 길인 송달(Sogndal)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55번을 한 참 내려가면 더 좋은 길도 있지만 우리는 또 다는 절경도 경험하기 위해 Turtagro에서 Ovre Ardal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네비게이션은 Sogndal 방향으로 한사코 돌아가라며 외쳐대지만 절경을 포기할 수 없다.
toll road 표지를 보고서야 길이 막히지 않았음을 확신하고 좁다란 길로 들어섰다.
좁은 길을 막고 서 있는 소박한 초소에 돈을 내니 크게 Tindevegen라고 적힌 입장권 같이 생긴 영수증을 준다.
거대한 전신탑이 줄을 지어 서있는 위세에 왠지 강력한 전자파가 쏟아질 듯 걱정이 앞선다 ㅠㅠ
이 길은 엄청나게 가파른 내리막 길이다.
험난한 꼬불길에 정신없이 내려오는 사이 순식간에 고도와 온도가 변한다.
가파른 눈 산길을 내려 Ovre Ardal 방향으로 가까이 오니 반바지만 입은 아저씨가 옆으로 조깅을 하신다.
다시 여름으로 계절이 바뀌었다.
Ovre Ardal은 푸르른 나무 한 가득의 산과 물 사이에 있는 예쁘장한 마을이었다.
마을을 다 내려갈때까지도 또 다른 꼬불길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힘든 길이었지만 예쁜 마을은 정말 반가왔다.
어제 사놓은 스파게티를 해먹을 요량으로 오늘 저녁은 일찍 들어가고 싶었지만 환상적인 로드 스케쥴로 벌써 8시다.
하지만 멋진 길 Aurlandsvegen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Laerdal을 거쳐 Aurland로 가는 길은 보통 이틀전에 지난 세계 최고로 긴 터널을 이용한다.
이번엔 과감히 포기하고 험한 산길을 지나 가보자.
네비게이션은 그 길의 반을 지날때까지도 포기하지않고 돌아가길 권했다.
결국 네비게이션 안내를 받지 않고 가기로 결정한 후에야 우리는 왜 그리도 말렸는지를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절대 두 대의 차는 만나서는 안될거 같고 차선이라고는 그어져 있지않은 좁은 산골 길이 펼쳐지고서야 실감할 수 있었다.
얼마쯤 산을 오르자 우리는 다시 겨울에 도착했고 정상의 하얀 눈을 만날 수 있었다.
생크림을 얹어놓은 듯 사방의 눈이 새 하얗고 부드럽게 보인다.
물론 만져보면 작은 얼음이 느껴지는데도 말이다.
큰 하얀 케익에 금을 그어놓은 듯 나있는 길을 달린다.
눈 높이를 알기위해 박아놓은 길가의 장대보다도 훨씬 높게 깎인 도로의 벽을 지날때면
갑자기 빙하가 쏟아질까 겁이 나기도 한다.
높은 곳 한 곳에서 차를 놓고 사진을 찍으니 그 높이가 얼핏 5배는 되어 보인다.
드디어 플롬쪽편으로 넘어왔다.
채티가 눈이 아프다면서 잠시 차를 대고 보니 멋진 현대식 건물이 있다.
안내 표지와 화장실을 잘해 놓았구나하고 보는 데 삐죽이 절벽밖으로 번지점프를 해야할 것 같은 곳이 보인다.
가까이 가보니 거기가 바로 유명한 전망대.
한 커플이 전망대 끝에서 저녁을 만들어 먹고 있다!!!
앉아서 보면 유리끝으로 밑에 절벽이 보이고 하늘위에서 저녁을 먹는 기분이겠다.
우리도 너무 배가 고픈 때이라 그들의 함박스테이크 냄새가 코와 위를 진동시킨다.
보통 자동차를 끌고 다니면서도 저렇게 아무대서나 음식을 해먹고 살림을 펼쳐놓는 그들의 자유로움이 부럽다.
역시나 멋진 아울란드의 지는 해와 피오르의 환상적인 풍경을 바라보며 플롬의 우리 숙소로 달려가자.
긴 하루를 마감하고 늦게서야 스파게티를 먹게되니 그 맛도 일품이다.
노르웨이에서의 여행의 즐거움 중의 하나가 이렇게 만들어 먹는 재미도 한 건 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