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 8. 23:46

Ulvik

스타방거 가기 전 대부분의 경우는 잠시 들리기만 하는 Ulvik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한다.
120 여 km 정도의 가까운 관광도로를 지나 즐기며 숙소에 오는 오늘의 일정은 가볍기만 하다.
일정도 여유있고 어제 1시도 넘어 늦게 자서 피곤하니 늦잠을 자야지 했지만 7시에 눈이 떠진다.
너무나도 대낯같이 밝으니 눈을 안뜰 수가 없기도 하다.
오늘은 짐을 짜고 푸는 날이니 피곤하지 않도록 무리하지 말아야지 해도 더 누워 있을 수는 없다.
Hardanger Fjord를 즐기면서 가보자.

도로를 타고 가다보니 Nasjonal turistveg Hardanger 관광 표지가 나온다.
이 곳도 도로 자체가 관광 상품인가보다.
작고 아담한 하얀 교회, 화려한 폭포들, 구비구비 즐거운 볼거리들로 가득하다.
길가의 버스 정류장도 머리엔 잔디를 얹고 표지판을 손에 듯 채로 서있다.


제법 규모가 있어 보이는 마을 어귀에 들어서니 교회에서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우루루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앗! 결혼식일까 궁금해 근처에 차를 대고 보니 Kvam이라는 마을이다.
하얀 나무 판자로 지어진 교회는 아기자기한 무덤들로 둘러쳐있고 가까이에 바다가가 보인다.
전통 복장을 하고 나오는 어른들, 아이들...
곁에가서 무슨 날인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을 참고 멀리서 몰래 사진에 담는다~

선착장에 잔잔한 물가를 바라보며 샌드위치를 먹기위해 자리를 잡았다.
시원한 바닷 바람이 불고 근처에서 아이들은 수영을 한다.
병에 담아온 우유도 아직 시원하고 고소하다.
Tronheim 캠프장에서 얻어 먹은 후(^^) 알게된 분홍색 표지 우유.
워낙 저지방을 심하게 먹어서 싱겁게 먹는 여기서의 우유 중에는 고소한 편이다.

바다를 건너기 위해 배를 한 번 타야지 하고 있는데 다리가 나온다.

"Fyksesund Bru 1937"
불편함을 모르는 사람들 노르웨인들은 워낙 배로 많이 움직이니 노르웨이에서 공짜다리를 이용해 건너는 기쁨 또한 은근한 재미가 있다.
오래된 다리여서일까 1차선으로 교행을 위해 신호등이 설치되어있다.
기왕 만드는거 2차선으로 안만들까 싶어하며 건너고 보니 다리 건너 도로도 좁다.
게다가 지금도 좁은데 더 좁은 길 나온단다.

워낙 길만들기 힘든 지형이기도 하겠지만, 노르웨이에서는 종종 이런 좁다란 길을 만난다.
노르웨이는 자동차 여행을 추천하지만 초보 운전자가 다니기에는 이렇게 부담이 가는 길들이 많다.
나도 사실 여행 중 어느정도는 운전을 교대 할 생각였으나 막상 와서 보니 전혀 운전 할 마음이 생기질 않는다.
다행히 채티가 즐겁게 해주고 있어 감사하다^^

잠시 휴게실에 들려보니 이 곳의 전경도 그림같다.
절벽 아래로 내려갈 수가 있고 몇 대의 작은 배들도 정박되어 있다.
곳곳에 이름없는 바닷가가 더욱 더 반갑다.

이 곳은 현지인들이 많이 다녀서 일까, 짧은 터널에는 전등하나 없다.
밝은 곳에서 들어가자니 무척 어두워 깜깜한 밤같은 생각이 든다.
워낙 터널이 많으니 짧은 터널은 터널로 치지도 않는건가 싶기도 하다.
사실 우리도 최고 길다는 터널을 건너고 보니 1Km도 안되는 터널은 시시하기도 하다.. ㅎㅎ

내일 배를 타고 건너야 하는 구간이 나왔다.
이 나라에서는 뱃길도 도로 번호가 지정되는건지 네비게이션에 같은 도로 번호가 뜬다.
뱃시간을 알아볼겸 들릴까 했지만 입구에서 돈을 받는 초소가 보여 그냥 지나친다.
B&B 주인에게 물어보면 가르쳐 주겠지.

배타는 곳


Ulvik으로 가는 길은 하르당거 피요르의 끝자락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겹쳐진 산새와 바닷가 절경에 빠지다 보니 어느새 Ulvik으로 들어왔다.

숙소를 찾아 언덕에 올라오니 Ovre Skeie 가는 골목으로 Kjokken 표지도 함께 보인다.

Rom이라고 쓰인 표지의 집.
마당에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 할머니가 반갑게 맞아주신다.
저분들도 손님일 지도 모르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집주인이셨다.
여기에 살아도 이 곳을 즐기는 사람들.
모두들 여행객들처럼 햇볕에 나와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다.

집앞에 차를 대고 보니, 피오르드의 겹겹의 파노라마 산새가 아주 잘보이는 위치에 자리잡아 있다.
전망대를 따로 찾아갈 필요가 없겠다~
처음에 보여주신 햇살이 잘들고 전망이 좋은 1층에 있는 방은 화장실이 옆방과 공용이다.
어차피 손님은 우리밖에 없어서 불편할 거 같진 않지만 0층에 아파트를 쓰고 싶으면 쓰라고 하신다.
예약했던 가격보다 싸게 받으시면서 말이다 (^^)/
기분좋게 0층으로 짐을 풀고 오늘은 여행 중 좋은 휴양이 될 거 같다.
어제 숙소보다 훨씬 싸게 오늘은 아파트먼트에서 지낼 수 있게되었다.
물론 어제 집은 새로 지은 지 얼마 안된 듯 보였고 햇살이 잘드는 1층이었다.
여기 1층 방도 50이 너 비싼걸 보면 크기보다도 중요한 것은 햇살과 전망이지 싶다.

우리숙소 옆집. 음... 더 좋아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


할아버지는 다리가 불편하셔서 내일 병원에 일찍 나가보셔야 한단다.
우리는 기념 선물로 준비한 작은 인형을 신랑신부로 2개를 방값을 드리면서 미리 드렸다.
처음 받아보셨을까 워낙에 손님이 없는 곳이어서 일까 무척 고마워 하신다.
채티도 짐메고 올리지 않아도 되는 0층이 좋단다.
앞뒤 양쪽으로 난 문을 열어두었더니 시원한 산바람이 들어온다.
여유있는 이런 오후가 참 좋다.
낮잠을 청하기엔 마을이 너무나 아름답다.
간단하게라도 동네 마실을 다녀와 보자.
잠깐 비가 내리는 듯 싶던니 다시 날씨가 개인다.
할아버지 말씀대로 예측할 수 없는 노르웨이의 날씨를 우리는 처음 만난다.

이 곳에도 하얀 나무판을 엮어 만든 교회 주변으로 마을이 형성되어있다.
인포에 마을 지도도 하나 없는 작은 마을이지만 바닷가 곳곳엔 호텔들이 많이 보인다.
이 곳에선 피요르 유람선을 탈 수 있는데 하르당거 피요르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정류장과도 같은 곳인 것같다.
잠시 쉬어 가거나 내일 일정을 위해 우리처럼 하룻밤 머물거나.
어쨌든 이 곳은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아름답고 조용한 마을이다.

인포 근처에 있는 특이한 조형물


관광 명소 하나 없는 마을 골목으로 차를 몰고 들어서니 외부차를 보고 모두들 깜짝 놀라 쳐다본다.
특히나 우리차는 눈에 확띄는 빨간 번호판을 달고 있는 프랑스 리스 차이다 보니 누구든 한 번쯤은 보는 것 같다.
남부유럽에서는 범죄의 타겟이 된다는 푸조의리스차는 왜이리도 눈에 띄이는  빨간 번호판을 달아놓는 것인지.
신차 광고를 위한 푸조의 목적이 있었다면 일부는 성공한 듯 싶다.ㅠㅠ

비온 뒤의 바닷 바람이 무척이나 세차다.
추워서 차안에서만 관광을 한다.ㅠㅠ
워낙도 게으르지만 여행이 길어지면서 더욱이 차에서 안내리고 있다.
달리는 차에서만 사진을 찍다보니 왠지 차에 진동없이는 사진도 잘 못찍겠기도 하다. ㅎㅎ
예쁜 숙소로 다시 들어오니 인포에서도 볼 수 없더 마을 지도 프린트가 벽에 붙어 있다.
푸하핫.. 정말 작은 마을이다.
누군가 펜으로 직접 그린 정겨운 지도 한 장으로 다 그려지니 말이다.

밤이 되어 조명을 켜놓고 보니 방 곳곳에 할머니의 30년 세월 동안 꾸며오신 손길이 느껴진다.
우리도 이런 B&B를 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