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늦잠자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나 콩짱의 프라하 관광을 위해 어여 일어나보자.
아침먹고 서두르니 10시쯤 되었다..
그제 패트릭을 만나기 위해 트램을 타고 와 내린 바츨라프 광장 근처에서 내렸다.
프라하의 마지막 일정인 오늘은 프라하의 모든것을 보고 정리해야 한다. 히히 바쁘다 바뻐~~~
바츨라프 광장은 19세기 중반쯤 현재 이름을 갖게 되었고, 체코 역사에서 중요한 일들이 숱하게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1848년 혁명때도 대규모의 미사가 이곳에서 있었고, 1918년 체코슬로바키아의 정부가 만들어지고 선포된 곳도 여기다.
광장이라기보다 대로라고 할 수 있는 이곳 중간에 있는 유로파 호텔은, 체코 아르누보 형식의 걸작이라고 하는데 영화 Mission Impossible에 나온 이후로 더욱 유명해졌다. 뭐, 그런 걸 다 꼬박꼬박 고려하지 않는다해도 이 길에서 눈에 확들어 오는 건물임엔 분명하다^^
기마상 있는 곳까지 올라오니 약속장소로 유명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그리 사람이 많지 않다. 우리가 패트릭을 여기서 만날 때만해도 정말 사람들이 바글거렸는데.
어쨌든 밑에서부터 여기저기 둘러보니 전에 왔을 때 기억도 소록소록 피어난다.
그때는 비가 많이도 왔지, 내가 앉아서 사진 찍은 대로 한가운데 카페도 그대로 있고...
어쨌든 시원스럽게도 뻗어있다.
이렇게 다시 온 감회가 남다른 감동이다...는 것도 잠시 벌써부터 배고프다.. 나.. 카페 들어가고 싶다.. ㅋㅋ
이런 먹고 쉬는 것만 밝히는 거 같으니라구... 그래도 어쩌겠는가.. 난 먹어야 겠고 쉬어야 겠다.. 벌써..
커피에 조각케잌이라도 먹으며 쉴요량으로 카페에 눈길을 주고 보니 옆에서 커다란 피자를 팔고 있다.
그러니 바로 "피자 먹고 시퍼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ㅎㅎ
와웅~ 만난거 느무느무 많다.. 멀 먹는단가.. 고민 만땅하고 결국 몇가지를 고르고 올라올려는데 스푼 바구니 엎치고 시선집중 한 몸에 받고, '피곤해서 그래 몸이 말을 잘 안듣는다고.. ㅠㅠ' 속으로만 항변하고 먹으러 올라가자.
아래 좁은 매장에 비해 위에 좌석이 놓인 공간은 넓기도 하다.
음식 사진 찍으려 보니 아침 방금전 먹고 나온 사람들 맞나 싶기도 하다.. ㅋㅋ
실제 맛보다 100배 맛있게 먹은 후, 화장실도 들려주신 후, 관광을 나서보자.
배가 불러 그런가? 이젠 외벽을 그림으로 덮은 건물도 눈에 들어온다~
멋진 골목 골목 건물들과 조각들을 구경하며 아마데우스의 돈지호반니 초연을 했다는 오페라 하우스엘 가니 마지막에 돈 지오반니를 지옥으로 이끄는 이의 형상을 한(내 추측엔 -.-) 조각품이 세워져 있다. 섬찟하니 잘도 만들었다. 어제 그 귀신은 웃기더만.. ㅋㅋ
철창에 갖혀계신(-.-) 금빛 옷을 입은 검은 마리아도 찾아보고,
화약탑으로 가는 데, 길 거리 곳곳에 길을 차단하고 사이클 경기가 한창이다. 이게 웬 난리람.
그냥 우린 화약탑을 향해 우리의 길을 간다~
한 번도 제대로 사용해보지 못했다는 화약탑을 뒤로 하고 천문시계의 12시 울리는 것을 보기 위해 구시청사로 향했다.
12시가 다가오니 모든 사람들이 시계탑 앞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듯 하다.
그래도 인파를 헤치고 역시나 아름다운 시계탑 앞으로 가보자.
시계 오른쪽 위에 있는 해골이 오른손으로 줄을 당기면 시작되는 종소리는 오래 기다린거에 비해 짧기도 하다. 다행히 우리야 몇 분전에 도착했지만..ㅋㅋ
제대로 보려면 프라하에서 유일하게 꼭대기까지 엘리베이터가 동작하는 탑에 올라가서 봐야 하지만 당연히 유료이니 그냥 아래서 이렇게 보는 걸로 만족하자.
그래도 세계 각지에서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유명하긴 한가보다.. ㅎㅎ 하긴 전에 왔을 때는 그 빗속에서도 사람들 모두 고개 들고 이걸 쳐다보고 있었으니까.
구시청사 앞 광장에는 여러 밴드들의 콘서트가 열렸다. 사람들 다 모여있다.
관광객들에게 이 광장은, 보통 천문시계 등을 보기 위한 장소이고 현지인들에겐 예술이나 이벤트 같은 걸 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더니 정확히 그 모양이다^^
여자애들 밴드가 나왔는데 정말 어려보였지만 실력도 좋은 거 같았고 이 날 박수도 많이 받았다.
이 광장에는 종교개혁가 얀 후스(Jan Hus)의 동상이 있다.
모두 포도주를 마실 자격이 있다는 걸 주장했다는, 포도주 잔을 들고 서있는 조각상(사진 제일 오른쪽 동상이 오른손에 들고 있다)도 보고 교회도 둘러보고 광장구경도 얼추 마쳤으니 점심 먹으러 가자~ ㅎㅎ
책에서 소개된 집 중 하나가 바로 광장에 있다. 좀 비쌀라나 걱정도 되지만...
역시나 체코는 음식의 나라는 아닌것 같다는 결론은 내리지만 일단 시킨건 다 먹어주는 센스~ ㅎㅎ
한바구니 배달된 빵은 예쁘긴 한데 먹을 수 없게 생겼다. 역시나 이 빵 값으로 자리세를 받는 듯 하다... ㅠㅠ
체코.. 추천 된 집도 여전하더라...
프라하 물가는 서유럽 물가에 질세라 비등비등 비싼 편이고 전혀 싸지 않은 것 같다.
특히나 관광객이 많다보니 예쁜것도 많지만 통 비싸서 체코 다른 도시에 비해 생활비가 2~3배로 드는거 같다.
그래도 예쁜건 너무 많다. 다 사고 싶어라.. 근데 자세히 보니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본 것들이 많다 -.-
자, 이제 Mala Strana(작은 가장자리) 광장에 있는 성 니콜라스(St. Nicholas) 교회를 보러 또 카를교 쪽으로 가보자.
가는 길에, 아까 12시에 멋진 모습을 보여준 천문시계탑이 우리를 아쉬워 한다~
가는 길에 보니 돈 지오반니를 공연하는 또 다른 마리오네뜨 극장이 보인다.
걸어걸어 카를교로 왔다. 프라하성도 물론 보인다. 벌써 3번째인가? 매일 봐주시는 군.. ㅋㅋ
카를교 앞 저 탑이 저녁엔 어떻게 변하려나~
날씨는 또 꾸물거리기 시작하고... 아, 오늘은 야경을 봐야 하는데... 제발 구름 적당히만 끼어줘. 비는 말고~
프라하 성 내의 성 비투스 성당에 있는 은 2톤 들여 만든 한 성인의 무덤 기억나는가? 바로 그 성인 요한 네포무크의 청동상이 이 카를교 위에 있다. 30개의 성상들중에 제일 오래됐고 유일한 청동상인데, 아래 부조부분을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해서 제일 인기가 많다. 그런데... 어제 봤듯이 보수중이어서 모두 가려놨다. -.-
그 앞 사진으로 대체해주는 센스. 사진이라도 만지며 소원을 빌어볼까나? ...
"작은 변두리 광장" 으로 가는 길이 시작되는 곳. 사진 오른쪽에 어제 우리가 인형극을 볼 수 있도록 해준 공을 세운 인포가 있다.
어느새 3시가 넘고 점심도 든든히 먹어서 배는 고프지 않지만 나의 체력은 벌써 바닥이 드러난다.
채티도 눈치를 채고 카페로 들어가잔다.
광장쪽으로 조금 들어가 보니 작은 카페가 보인다.
우선 들어가 커피를 시키니 센스쟁이 채티가 케잌도 사오신다. 역시 맘에 들어~ ㅎ
한 시간 쯤 안되니 콩이는 어제 못한 쇼핑을 하고 싶은가 보다.
어제 서로 잃어버리고 찾는다고 제대로 구경 못한 그 골목을 다시 보고 오겠단다.
그럼, 다 끝나고 4시쯤 만나자~ 늦을 듯 싶으면 전화를 주렴~
이따 만나서 어제 들리지 못한 성당에 같이 가기로 하고... 우리는 더 늘어지게 쉬기로 했다.
시간이 되서 만나기로 한 광장 교회앞으로 가다보니, 체코나 슬로바키아에서 먹는 달콤한 페스트리 Trdelnik(어떻게 읽는지는 상상이 안간다 -.-)를 파는 곳이 있다. 글자 몰라도 빵 파는 곳임이 눈에 확 띈다~
성당은 입장료를 받는 대신 조용하고 2층에도 올라갈 수 있어, 높은 천정에 그려져 있는 그림도 조각품들도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숨이 막히게 화려한 모습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성당 양 옆에 배치된 채플들도 하나같이 화려하다.
이 성당 돔에는 Apotheosis of St. Nicholas라는 제목의 거대한 프레스코화가 있다. 1770년에 그려진 것이라는데 유럽에서 제일 크단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유럽에서 제일 큰" 과 같은 수식어가 평상시엔 그냥 무시하게 되다가도 실제로 보게되면 어쨌든 그냥 생긴 말들은 아니구나 라는 걸 느끼게 된다.
크기로만 유명해지기엔 아쉬운 그림이다. 이 그림만으로도, 론리 플래닛에서 이 성당을 프라하에서 최고로 꼽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2층으로 올라와보니 뒷편 파이프 오르간도 정말 화려하다.
2층에서 내려다 본 채플들.
아직도 저 안에 신부님이 들어가서 설교하실까? 잘못 툭 쳤다가 뭐라도 하나 부러지면?... -.-
5시에 문을 닫는다니 아쉽지만 성당문을 나서자.
성당 골목길 한 가게에서는 여러가지 기념품들을 파는데 눈에 띄는게 하나 있다.
결혼은 남자에게 인생의 마지막이란 뜻인가? ㅠㅠ
길가의 마르오네뜨 인형집에 들려 구경도 하고, 천천히 카를교를 다시 걸으며 못찍은 사진도 더 찍고, 야경을 찍고자
뜸을 드려보지만 6시가 넘어도 해떨어질 기미는 안보인다. 공사때문에 카를교 사진을 제대로 찍기가 어렵네...
야경으로 변신하기 전 프라하성 모습을 기억에 좀 담아두자.
오늘은 제대로 된 프라하 야경을 찍어야 되지 않겠냐며, 하루종일 먹어준덕에 배가 고프지는 않으니 차라도 한 잔 하며 카페라도 들어가 기다리기로 했다.
아기자기하고 고급스럽게 꾸며놓은 카페는 분위기 한 번 좋다.
손님도 없고 우리끼리 사진찍고 차마시며 놀다보니 어느 덧 7시가 넘으니 슬슬 야경의 낌새가 보인다.
좁다란 골목 가게들에 불이 켜지고 운치있는 거리도 드디어 모습이 바뀐다.
천문시계 탑을 뒤로 하고 성 니콜라스 성당 보러 갈 때 보였던 카를교 앞 탑이 이렇게 샤방하게 변신했다~
흐릿한 하늘에 남은 구름은 극적인 야경을 만들어내고 카를교 프라하 성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왜 그렇게들 프라하 야경을 노래했는지 이해가 될 거 같다.
아~ 아름다워라~
부족한 내공때문에 제대로 사진에 담아내지 못함이 아쉬울 뿐이다.
쉬엄쉬엄 돌아다녔어도 기나긴 하루를 마감하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물론 육체적으로야 무지 무거운 몸이지만 기분은 너무 좋다~
예쁜 풍경이 이렇게 사람을 행복하게도 만들어 줄 수도 있구나 싶다.
오늘도 감사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