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3. 20:22

제주 최고의 산림욕 트레킹 코스 사려니숲길

여행중엔 산림욕이나 산책겸 해서 수목원, 휴양림을 종종 찾곤 한다.
제주도에도 서귀포, 절물 휴양림 등이 있지만 조용히 산림욕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사려니숲길을 추천한다.
또한 사려니숲길 중에서도 난대산림연구소에서 시작하는 아래쪽 코스가 좋다.
아래 지도를 보면 삼나무 가로수길로 유명한 1112번 도로에서부터 1119번 도로의 한남감귤가공공장 근처까지
사려니숲길이 이어진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지도에서 보이듯이 중간에 통제구간이 있어서 이걸 한 번에 걸어갈 수는 없다. 또한 걷기에 거리도 제법 멀다.
그래서 두 번에 나눠서 가야 하고, 만약 하나만 택한다면 아래쪽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1112번 도로에서 시작하는 구간은 삼나무 가로수길의 명성 때문인지 쉽게 찾아갈 수 있고,
연중 아무때나 찾아가면 되기 때문에 그래도 요즘은 제법 찾아오는 것 같다.

하지만 아래쪽 구간은 반드시 적어도 이틀전에 난대산림연구소(위 사진에 있는 전화번호 참고)로 전화해서 예약해야만
탐방할 수 있다. 주차료나 입장료는 없다는 점(물론 위쪽 구간도 동일)에서도 휴양림들보다 더욱 매력적~
예약 전화를 하면 탐방신청서를 팩스로 보내주며, 신청서를 작성하여 다시 팩스를 연구소로 보내면 된다.

1112번 도로에서 시작하는 위쪽 구간은, 다음 지도에서 1번부터 시작한다.
5번까지 갈 수 있고 그 아래는 통제구간이다.
1119번 도로에서 시작하는 아래쪽 구간은, 10번보다 더 아래에서 시작하여 아래 지도와는 좀 다른 길로 가며
대략 5,6번 근처까지 갈 수 있고 돌아올 때는 사려니오름을 거쳐서 내려올 수 있다.


자, 그럼 아래쪽 구간부터 살펴보자.
예약 신청을 하면 찾아오는 길의 약도까지 팩스로 친절히 알려주는데, 남원읍쓰레기매립장 앞 공터에 주차하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비수기에는 연구소 입구 바로 앞까지 약 1km를 더 차로 갈 수 있다(연구소 앞에 주차 가능한지 전화로 확인하면 된다).
매립장 공터 근처에 사려니숲길 표지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1km를 가는데... 거의 비포장 도로라는게 문제다. 그것도 잘 다져진 비포장도로가 아닌 곳곳이 패이고 울퉁불퉁한 도로...
걷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SUV가 아닌 차량으로는 아주 조심해야 한다. 차로 1km라는게 무색하게 제법 시간이 걸린다.

연구소 입구가 보인다. 왼쪽 빈터에 주차하면 된다.
나오는 직원에게 탐방 예약했음을 말하고 탐방자 이름 연락처 등을 적은 후 간단한 안내 자료를 받고 탐방로를 설명들으면 된다.


탐방로는 계속 나무에 달려있는 저 파란 화살표를 따라가면 된다.


좌우로 갈라지는 길들이 간혹 나오지만 일단 삼나무전시림까지 계속 직진한다.
늘어선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기를 맘껏 들이 마시면서.


삼나무 지역이 끝나면 한동안 또 이런 길이 등장한다.


걷는 중 바스락 소리에 소리난 곳을 쳐다보니 야생노루 한 마리가 우릴 쳐다본다^^


이 날 해가 아주아주 쨍~하게 비치고 있었는데, 탐방로 대부분은 숲길이어서 걷기에 아주 그만이었다.


드디어 현재 아래쪽 구간으로 개방된 탐방로로는 가장 북쪽인 삼나무 전시림 도착.
약 1km에 걸쳐 목재 데크가 전시림 내 한바퀴에 걸쳐 깔려있어서 아주 쉽게 걸을 수 있다.
사려니숲길 가운데 최고의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곳인데,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되 너무 아쉽다.


그렇게 환한 시간이었는데도 약간 어둡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삼나무가 무성하다.


전시림 안 이곳저곳에 널린 독초인 천남성. 장희빈에게 내린 사약의 원료로 유명한 풀이다~
커다란 잎 아래 고개를 90도로 꺾고 있는게 꽃이다.


탐방 데크는 계속 이어지고...


여유있게 걷는다고 했는데도 1km가 순식간이다.


너무나 멋졌던 전시림을 뒤로하고 다시 오던 길을 돌아 내려가기 시작한다.
지금껏 제주에서 본 하늘중 가장 예뻤던 것 같다.


계속 직진해서 올라왔지만 내려갈 때는 사려니오름을 들리기 위해 첫번째 갈림길에서 우회전한다.
세심정 표지 나오는 곳에서 다시 우회전.


요게 세심정. 너무나 공기가 맑고 분위기가 좋아서 정말 마음을 씻을 수 있을 듯 싶다.


세심정을 지나자 얼마 안되 계단이 나온다. 이제부터 사려니오름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저 계단... 제법 길다 -.-


계단이 끝나면 능선이 나오는데 거의 해질 무렵정도로 어둡다.
삼나무 전시림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 제법 환한 곳에서 한 컷.


뿌리채 뽑혀 넘어가는 나무가 안쓰럽기만 하다.


이 능선길도 아주 좋다. 어둡긴 하지만 반지의 제왕에서 거대한 나무인 엔트족들이 있는 숲같은 분위기다~


드디어 능선 끝자락에 사려니오름 정상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모습. 그야말로 주위가 전부 숲이다.


잠시 숨을 돌리고 이제 내려갈 시간.
어마어마한 계단 등장. 내려가보니 끝까지 몽땅 계단이었다. -.-


계단이 끝나면 처음에 탐방자 이름 적던 입구가 바로 나오고 탐방이 끝난다.

위쪽 구간은 1112번 삼나무 가로수길 주차장 바로 옆에 입구가 있다.
예전에는 차도 다녔는데 이젠 통제를 한다. 앞으로도 계속 그랬으면 좋겠다.
이런 좋은 곳을 차들이 매연 내뿜고 시끄럽게 하며 숲의 주인인 동식물들에게 피해준다는 건 말이 안된다.


새로 흙까지 깔고 다져서 숲길은 아주 걷기 편하다. 여유있게 거닐며 좌우를 둘러보면 이런 풍경들이 계속된다.
사진속 길은 탐방로가 아니다. 길은 거의 포장도로만큼 흙이 잘 깔려있다.


이곳에서도 야생노루를 여러마리 발견했다.


어차피 길이 끝에 가서 통제되고, 계속 비슷한 풍경이기에 적당히 형편에 맞게 걷다가 다시 돌아나오면 된다.

사려니숲길을 정리하자면...

1. 위쪽 구간은 아무때나 탐방가능하다. 길이 편해서 편한 운동화 하나면 족하다.
2. 아래쪽 구간은 난대산림연구소로 적어도 이틀전에 예약해야 한다. 전화번호는 064-732-8222.
    사려니오름까지 한바퀴 탐방하는데 거리는 대략 7km 전후, 시간은 두세시간 걸린다. 가능하면 경등산화 정도면 좋고,
    사려니오름에서 내려오는 길이 계속 계단이기에 스틱이 있으면 좋다.

올레도 좋지만 햇볕에 탈 걱정없이 좋은 공기마시며 트레킹하기에 사려니숲길이 최고가 아닌가 싶다.